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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대웅 균주戰… 美 심리 시작

  • 송고 2020.02.05 15:10 | 수정 2020.02.05 15:35
  • 동지훈 기자 (jeehoon@ebn.co.kr)

6월 예비판정…美 행정부 서명하면 10월께 최종 판결

ITC 판결 따라 매출·국내 소송에도 직간접 영향 있을 듯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 보툴리눔 톡신 균주 기원을 따지는 심리를 시작했다. 4년을 끌어왔던 양사의 균주 전쟁이 올해 안에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메디톡스는 증거개시(Discovery) 절차에서 수집한 증거와 전문가 보고서 등을 토대로 대웅제약이 자사 균주와 동일하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반면 대웅제약은 앞서 진행한 포자 형성 실험 결과를 통해 자사 균주가 메디톡스 균과는 다르다는 점을 입증할 계획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TC는 지난 4일(현지시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 소송에 대한 심리(Hearing) 절차에 돌입했다.

심리는 오는 7일까지 총 나흘간 이어진다. 양측은 지금까지 제출한 증거와 전문가 보고서 등을 토대로 재판부에게 자신의 주장을 구두로 진술한다.

심리에 앞선 증거개시 과정에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각자 지정한 전문가를 통해 상대방 균주에 대한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감정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선제공격에 나선 쪽은 대웅제약이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8월 자사 균주에 대한 실험 결과 포자를 형성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균주를 도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자사 균주는 포자를 형성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당시 대웅제약은 "포자 감정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가 포자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동안 자사의 균주는 포자를 형성하지 않아 자연에서 발견할 수 없다고 명시한 메디톡스와 다른 균주라는 사실이 명백히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 같은 실험 방법을 적용했더니 자사 균주에서도 포자가 형성됐다며 반박했다.

대웅제약 측 발표 이후 메디톡스 "대웅제약과 동일한 조건 및 방법으로 포자 형성 실험을 진행한 결과, 메디톡스 균주도 포자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후 양사는 균주 소송 관련 발언을 자제하면서 미국에서 있을 재판 준비에 집중했다.

심리 이후 남은 절차는 오는 6월5일 있을 예비 판정과 10월6일 최종 판결이다. 최종 판결은 미국 행정부가 서명하면 공식화한다. 이후 60일 안에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을 통해 항소할 수 있지만 극히 이례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항소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판결에 따라 양측 입장은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이미 각자 100억원 이상을 소송비용으로 쓴 데다 제품 판매는 물론 기업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웅제약의 경우 지난해 나보타(수출명 주보)로 미국에서만 3430만 달러(약 399억원)의 매출을 올려 패소할 경우 심각한 매출 타격을 입게 된다.

여기에 국내에서 진행 중인 소송도 ITC 판결에 따라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양사는 이번 소송에서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상황을 신중히 지켜보겠다"며 "남은 재판에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재판 절차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며 "이번 재판을 통해 명백한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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