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외길' 최정우 포스코 회장…올해도 무거운 어깨

  • 송고 2020.01.28 09:14
  • 수정 2020.01.28 09:35
  •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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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기 연속 영업익 1조클럽 행진 중단 불가피

불리한 여건에도 호실적 및 고용창출 이뤄야

반세기만의 회사 개혁을 위해 분투 중인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의 어깨가 올해도 무거울 전망이다.

원활한 개혁을 위해서는 불안정한 대내·외 경영환경에서도 여론이 납득할 만한 실적을 꾸준히 내야 하기 때문이다. 재무구조 악화를 피하는 것만도 힘겨운 상황에 고용창출을 강조하는 정부와 보조까지 맞춰야 한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난 2019년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81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가 현실화될 경우 포스코는 10분기 연속 영업이익 1조원 클럽 달성이 좌절된다.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조1242억원이다. 앞서 포스코는 2018년 연간 영업이익 부문에서 7년 만에 5조원대를 달성했다. 따라서 2년 연속 5조원대 진입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직 순혈주의 타파 및 기업신뢰도 제고 등의 개혁을 이루기 위해 꾸준한 호실적이 절실한 최 회장으로서는 연초부터 부담감을 안고 출발하는 셈이다.

물론 최 회장 입장에서는 할 말이 많다.

철강업종의 경우 저성장 시대에 들어선지 오래다. 올해도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시황 부진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여겨진다. 산업연구원도 올해 철강업종 시황과 매출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끊임없는 원가절감 노력으로 지난해까지 분기 영업이익률 6%대를 유지했다. 영업이익률 2% 이하인 아르셀로미탈 및 일본제철 등 글로벌 철강사들보다 월등한 기업운영능력을 보인 것이다.

포스코 대치동 사옥.ⓒ포스코

포스코 대치동 사옥.ⓒ포스코


일시적인 재무구조 악화는 납득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포스코에 거는 정부의 기대가 크다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최 회장에게 "스마트공장화 하면서도 일자리는 계속 늘려달라"라고 주문했다.

스마트공장이란 생산성 제고를 위해 공정을 자동화하고 안전성을 강화한 시설이다. 요컨대 사람의 손이 최대한 덜 가게 하는 시스템인 만큼 일자리 창출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더욱이 포스코가 올해 불투명한 경영환경으로 재무구조 건전성 유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의 주문은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의견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물론 최 회장은 사회구성원과 함께 성장한다는 기업시민 기치 차원에서 오는 2023년까지 45조원을 투자하고 2만명을 고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보유자본과 현금창출능력 범위 안에서 이루겠다라는 전제를 달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경우 첫째도, 둘째도 재무구조 건전성 유지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 회장이 이차전지소재 생산능력 및 마케팅 역량 확충을 지속 강조하는 것은 저성장에 접어든 철강부문을 대신해 신성장동력 부문에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라며 "다만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단기간 내 수익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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