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간판 vs 현행유지…건설사 '프리미엄 브랜드' 온도차

  • 송고 2020.01.14 09:40
  • 수정 2020.01.14 09:44
  • 임서아 기자 (limsa@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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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한화·현대 새로운 브랜드로 경쟁력 강화

GS·삼성물산·HDC 기존 브랜드 파워 유지·보완

롯데건설 르엘 신반포 센트럴 문주.ⓒ롯데건설

롯데건설 르엘 신반포 센트럴 문주.ⓒ롯데건설

어떤 브랜드 아파트를 사느냐에 따라 가치가 정해지고 있는 시대다. 최근 아파트 브랜드 자체가 국내 주택 시장에서 집값 등을 결정하는 데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아파트 브랜드를 새롭게 신설해 단점을 보완하고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고리타분한 이미지를 벗고 프리미임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기존에 갖고 있던 브랜드 파워를 지키는 건설사들도 있다. 아파트 브랜드가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른 상황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해 수요가 나뉘는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이 새로운 브랜드를 속속 내놓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브랜드 선호도에 따라 격차를 보이는 만큼 새로운 브랜드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끌어올리겠다는 심산이다.

롯데건설은 지난 1999년 2월 '롯데캐슬'을 론칭한 지 20년 만에 롯데캐슬의 상위 브랜드 '르엘'을 론칭했다. 르엘의 이름에는 한정판을 의미하는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의 약자인 'LE'이 들어가 있다.

롯데건설이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인 것은 기존 롯데캐슬 브랜드가 강남권의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롯데캐슬은 오래된 만큼 인지도는 높지만 옛 브랜드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

한화건설도 기존 아파트 브랜드 '꿈에그린'을 없애고 새롭게 '포레나' 브랜드를 만들었다. 포레나는 스웨덴어로 '연결'을 뜻한다. 사람과 공간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겠다는 한화건설의 의지를 담았다.

GS건설 반포자이 아파트 전경.ⓒGS건설

GS건설 반포자이 아파트 전경.ⓒGS건설

다만 새로운 브랜드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는 있지만 브랜드 자체를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현대건설의 경우 2015년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만든 이후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적극 움직이고 있다. 작년 12월 말에는 처음으로 TV광고도 진행했으며 아파트 브랜드 전용 향(香)인 'H 플레이스'도 개발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다"면서 "아파트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많은 홍보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기보다는 기존의 고유 브랜드를 계속 유지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는 건설사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GS건설과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이다.

GS건설 '자이'와 삼성물산 '래미안',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는 이미 아파트 브랜드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단지별로 차별화만 둘 뿐 새로운 브랜드 론칭은 계획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기존 브랜드 이외에 다른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를 내기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신규 수요자를 끌어들일 수는 있지만 기존 수요자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을 때는 다양한 요소들을 생각해야 한다"며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프리미엄을 강조하게 되면 기존 브랜드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을 외면한다는 생각이 들게 할 수도 있어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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