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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게임체인저' 반도건설…"꽃놀이패 쥐었다"

  • 입력 2020.01.13 16:01 | 수정 2020.01.13 16:04
  • 이경은 기자 (veritas@ebn.co.kr)

조원태 vs 조현아 누구 백기사?…오너 일가 외 타주주와 합종연횡 가능성

오너 일가, 갈등 봉합하고 경영권 사수할 수도…"주총 전까지 불안정"

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한진그룹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한진그룹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늘리며 경영 참여를 전격 선언함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결정적 변수로 떠올랐다. 반도건설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오너 일가 중 특정인과 손을 잡거나 다른 주요 주주와 연합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호개발은 지난 10일 한진칼 지분율이 기존 6.28%에서 8.28%로 확대됐다고 공시했다. 대호개발은 반도건설의 100% 자회사다.

대호개발과 계열사인 한영개발은 지난달 2일부터 지난 6일까지 총 118만1930주를 장내매수해 지분율을 늘렸다.

지분율 확대보다 더 주목받는 것은 투자목적 변경이다. 반도건설은 공시를 통해 한진칼 경영 참여를 공식화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리면서 한달 전까지만 해도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경영 참여 가능성을 배제한 것에서 입장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

반도건설은 "향후 회사의 업무 집행과 관련한 사항이 발생할 경우 회사 및 주주,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충분히 고려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회사의 경영목적에 부합하도록 주주로서 관련 행위들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진칼 주요 주주와 지분율ⓒ전자공시시스템한진칼 주요 주주와 지분율ⓒ전자공시시스템


반도건설이 입장을 바꿔 경영 참여를 선언하긴 했지만 누구의 백기사인지는 밝히지 않아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어느 편에 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반도건설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지원사격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과의 친분을 언급하며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했다고 밝혀왔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우호지분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2대주주 KCGI(강성부펀드)가 지속적으로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데다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연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며 수세에 몰렸기 때문이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을 상대로 화병을 깨는 등 난동을 벌여 남매간 싸움이 집안 싸움으로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에 일각에서는 반도건설이 조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권 회장이 이 고문과 더 각별해 연합전선을 형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반도건설이 오너 일가를 배제하고 다른 주주와 합종연횡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땅콩 회항', '물벼락 갑질' 등 오너 일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근거로 다른 주주들을 설득해 반도건설이 아예 주총에서 칼자루를 쥐는 것이다. 만약 반도건설(의결권 행사 기준 지분율 8.20%)이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꾸준히 위협해온 KCGI와 손을 잡는다면 지분율은 25.49%가 된다.

여기에 국민연금의 지분율(4.11%)을 합하면 29.6%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28.94%)을 뛰어넘게 된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말 기금운용위원회를 열어 '경영 참여 목적의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확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필사적으로 경영권을 지켜야 하는 오너 일가가 합심해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크리스마스 난동 이후 조 회장과 이 고문은 합동 사과문을 통해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지켜나가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 조 회장이 가족간 '공동경영' 유훈을 남긴 만큼 조원태 회장이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약속하고 가족들의 지원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진칼은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3월 23일 이전에 주총을 열고 조 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출석 주주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할 경우 조 회장은 연임에 실패하고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오너간의 분쟁 가능성이 있다"며 "3월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재연임 여부가 중요한데 주총 때까지 불안정한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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