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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S&P플래츠 이종헌 박사 "韓 정유산업 더이상 지속가능 못해"

  • 송고 2020.01.11 06:00 | 수정 2020.01.11 21:45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중동 위기 해운 운임·보험료 급등

정유업 타격, 기름값 인상 전망

산유국 직접 정제, 전기차 확산 시간문제

탈원전 논쟁 소모적, 핵심은 천연가스

한국 허브기지 유리, 제도 개선 필요

S&P플래츠 이종헌 특파원(국제경제학 박사).

S&P플래츠 이종헌 특파원(국제경제학 박사).

영원한 세계의 화약고 중동에 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 직전까지 갔다가 일단은 총구를 돌려놓은 상태지만, 테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세계 석유생산의 40%를 책임지고 있는 중동의 위기는 유가 급등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에서 들여오고 있기 때문에 중동 위기는 국내경제에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국제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015년 '오일의 공포', 2017년 '에너지 빅뱅' 등을 저술하며 십 수년간 국제 문제와 에너지 분야를 집중 취재해 온 S&P글로벌 플래츠(Platts)의 이종헌 특파원으로부터 미국과 이란 사태의 전망을 들어본다. 또한 세계에 불고 있는 에너지전환 트랜드가 정유업 등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전면전까지 갈 듯하던 미국과 이란이 일단 자제하는 분위기다. 여기서 멈출 것으로 보는가, 아니면 재발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여기서 일단락 될 것이다. 왜냐면 그것이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노후자금이 부동산이지만, 미국은 주식이다. 주식이 오르려면 금리가 낮게 안정돼야 한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도 오르기 때문에 금리를 내릴 수 없다. 또한 트럼프 지지기반인 러스트벨트(rust belt)가 과거 철강 등 공장지대라서 유가에 민감하다. 유가 상승은 트럼프에 독이나 마찬가지다.
또한 이란의 국력은 생각보다 매우 크다. 인구가 8400만명이고, 어마어마한 양의 원유와 천연가스도 갖고 있다. 미국이 공격했던 이라크와 달리 이란은 산악지역이 많아서 미군이 이란에 들어간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이란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반군이 사우디 정유시설을 드론으로 폭격했듯, 범이란 세력이 미국이나 우방국에 테러할 가능성은 얼마나 있다고 보나?

-알자지라를 통해 솔레이마니 장례식을 봤는데, 지지세력들이 굉장이 결연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호르무즈해협 봉쇄나 정유시설 폭격은 안 할 확률이 높다. 왜냐면 보복대상은 미국인데 해협을 봉쇄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중국 등 동아시아이다. 또한 이라크에는 많은 미국기업이 들어가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 기업도 다수 들어가 있어 자칫 이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미국 이외 나라들에 대한 피해는 이란에게도 부담이기 때문에 큰 도발은 하지 않을 것이다. 이라크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쏠 때도 사전에 이라크 정부에 알린 것만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후티반군이나 헤즈볼라와 같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밀리샤(시민군)들이 박격포와 같은 보복은 할 수 있다.

▲유가가 중동 사태로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유가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폭등할 수 있다. 유가는 금융상품화 돼 있기 때문에 투기세력이 붙는다. 선물로 거래되는 미국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와 영국 브렌트유(Brent)는 큰 폭의 상승랠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오래 지속되진 않을 것이다. 작년 9월에도 후티반군이 사우디 정유시설을 폭격했을 때도 폭등했다가 금새 안정을 되찾았다.
미국에서 자기들도 상상하지 못한 만큼의 원유가 생산돼 수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이 셰일석유를 수출할 수 있는 송유관을 모두 건설하면 실로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다. 게다가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요도 정체돼 있기 때문에 유가는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기름값 인상 걱정을 안해도 되는건가.

-그렇지 않다. 왜냐면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중동 사태로 대형선박의 운임료, 용선료, 보험료가 모두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작년에 미국이 중국의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코스코를 이란과 거래 이유로 제재하면서 운임료가 폭등했다. 최근 운임료는 지난 5년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은 상태다. 이것은 미국-이란 사태가 터지기 전으로, 이번 사태로 더 오를 것이다. 세계 해상 물동량의 1/3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부터 IMO2020으로 선박의 연료비까지 오르게 됐다. 유가는 안정화 되지만 유통비가 크게 오르면서 정유업계의 마진이 줄어 들거고, 이는 결국 국내 기름값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정유산업의 위기론이 나오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국내 정유산업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IMO2020으로 어느 정도만 커버할 수 있을 뿐, 그 이상은 힘들 것이다. 왜냐면 원유만 팔던 중동국들이 이제는 직접 정제시설을 지어서 제품을 팔고 있다. 예를 들면 사우디는 하루 100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해서 이 가운데 300만배럴은 자체 정제하고, 나머지 700만배럴을 수출했다. 하지만 현재 사우디는 정제능력을 1000만배럴로 늘리고 있다. 이는 앞으로 원유를 수출하지 않고 석유제품만 수출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이 줄어든 것도, 제재 때문이 아니라 이란이 자체적으로 콘덴세이트를 사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중동이 원유 생산을 줄이는 사이에, 미국이 수출을 대폭 늘리면서 중동의 중(重)질유 가격이 미국의 경(輕)질유보다 더 비싸지는 가격 미스메치가 발생하고 있다. 이 현상은 국내 정유산업에 결코 유리하지 않다. 국내 정유사들은 고도화설비가 잘 갖춰져 있어 값싼 중질유를 들여와 비싼 제품으로 만들어 수출로 돈을 버는 구조인데, 중질유가격이 더 비싸지니 그만큼 불리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이 석유와 배터리라는 대체제를 동시에 투자하고,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이 석유화학 비중을 키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석유 수요피크는 언제쯤 올 것으로 보나.

-수송용은 거의 정점에 왔다고 보고, 석유화학용은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가 성장하는한 지속 증가한다. 전기차 확산의 분기점은 연료 문제가 아니라 차 자체에 있다. 자율주행이 가능해지고 각종 인프라가 구축되면 엄청난 속도로 확산될 것이다. 선박 연료는 환경규제가 점점 심해지면서 결국 LNG로 갈 것이고, 트럭 연료도 전기나 LNG로 갈 것이다. 항공기는 마지막까지 석유를 쓸텐데, 소형항공기는 전기로 갈 것이다. 단, 록펠러가 석탄을 몰아내기 위해 석유가격을 폭락시켰던 것처럼 유가가 30달러로 떨어지면 석유시대가 조금 더 갈 수는 있을 것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로 늘리는 에너지전환 정책을 펴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유럽은 2050년까지 전체 에너지 사용의 절반을 신재생에너지로 하려고 한다. 작년 모로코 사하라사막에 가봤는데 엄청난 규모의 태양열발전 등을 설치하는 데저텍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걸 봤다. 여기 온도가 47℃ 였다. 여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초고압직류송전(HVDC)으로 유럽으로 보내 전체 전력수요의 20%를 충당한다고 한다. 스페인이나 미국 캘리포니아도 재생에너지를 하기에 매우 좋은 자연 환경을 갖고 있다.

반면 한국은 일조량이 하루 4.5시간밖에 안된다. 재생에너지3020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본다. 전력소비 증가도 정부의 예측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원전 비중을 늘리자는 것은 아니다. 폐기물도 버릴데가 없고, 우리나라만큼 원전 밀집률이 높은 곳도 없어 한번 사고 나면 복구할 수가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천연가스밖에 답이 없다. 탈원전이냐 아니냐 소모적 논쟁만 되풀이할게 아니라 현실적 대안을 찾고 그것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 그 대안이 천연가스라고 본다.

▲왜 천연가스인가.

-현재 우리나라 발전 비중은 석탄 40%, 원전 30%, 천연가스 20%, 신재생에너지 10%이다. 석탄은 환경오염, 원전은 위험성, 신재생은 효율 문제로 제약이 많다. 반면 천연가스는 화석연료이긴 하지만 석탄, 석유보다 오염이 훨씬 덜하고, 위험하지 않으며, 가격도 크게 내려갔다.

천연가스(LNG) 가격은 2011~2012년에 mmbtu당 15~16달러 했다가 지금은 JKM(한국 일본 거래가격) 현물 기준 4~5달러에 형성돼 있다. 미국에서 엄청난 물량이 수출되고 있고 카타르, 호주, 러시아에서도 많은 물량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공급자 중심 시장이었지만, 현재는 수요자 중심 시장이다. 최근 수년간 천연가스시장이 가장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이 환경을 에너지전환에 이용해야 한다.

▲천연가스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나.

-세계 LNG 수요 대부분이 아시아에 몰려 있고, 그 중에서도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의 동아시아에 몰려 있다. 우리나라에 천연가스 허브기지를 만들면 안정적 수급효과 뿐만 아니라 벙커링, 트레이딩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 천연가스 허브기지를 만들기 위해 중국, 일본, 싱가포르가 뛰어들었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가장 유리한 지역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정부는 안정적 수급 목표에만 묶여서 이 기회를 놓치고 있다.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천연가스시장이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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