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재팬은 왜 라인을 원했을까?

  • 송고 2019.12.04 06:00
  • 수정 2019.12.04 08:09
  •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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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재팬, 성장정체에 페이시장 출혈경쟁 부담…메신저와 시너지 절실

라인은 일본 내 사업확장에 따른 자금부담 줄어

한국투자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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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재팬과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의 경영통합으로 또 하나의 '글로벌 IT 공룡'의 탄생이 예고된 가운데 커머스, 전자결제 등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양사가 협력관계로 돌아선 뒷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야후재팬은 일본 내 검색시장의 성장 정체로 광고 수익률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페이 시장에서는 출혈경쟁이 이어지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야후재팬은 현재 일본에서 구글에 이어 두번째로 많이 사용하는 검색엔진이다. 하지만 1위인 구글의 검색 점유율이 70%를 웃돌고 있어 야후재팬의 광고 성장률은 한자릿수 초반으로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또 다른 주요 사업부인 커머스도 위기다. 경매 형태로 개인간 상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인 야후 옥션은 경쟁사인 메루카리(Mercari)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거래대금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는 '페이페이'가 사용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긴 하지만 마케팅 과열로 비용이 증가하면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6년 이후 평균 15% 수준을 유지하던 야후재팬의 커머스 부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부터 10% 수준으로 하락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야후재팬은 네이버와 거의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지만 그동안 경영적으로 고민이 많은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라인과의 합병은 비즈니스의 전반적인 개선을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야후재팬이 핵심 사업부 성장을 위해 결제서비스 확대를 통한 빅데이터 확보, O2O 라인업 다양화라는 전략을 선택하면서 메신저 플랫폼이 보유한 높은 이용자 접근성과 서비스 확장력이 절실해졌다는 게 정 연구원의 분석이다.

그는 "카카오나 중국 텐센트 사례처럼 메신저를 보유하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 라인업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야후재팬은 라인과의 합병을 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는 두 기업의 합병이 일본 뿐만 아니라 글로벌 IT업계 지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사건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터넷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군은 커머스, 간편결제, 핀테크 등이다. 이 생태계 속에서 사용자들의 이용 빈도수가 높은 메신저일수록 높은 가치를 가진다.

따라서 야후재팬이 일본 내 1위 메신저인 라인과 서비스를 연결함으로써 커머스 등 다양한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접근성을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라인 입장에서는 야후재팬과의 경영통합으로 일본 내 사업확장에 따른 자금부담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이익이다. 일본처럼 인터넷 산업의 발전 속도가 느린 국가에서는 서비스를 확장하는데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

정 연구원은 "내년에도 연 2500억원 수준의 적자가 전망되는 라인의 입장에서 Z홀딩스와의 합병을 통해 자금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며 "또한 간편결제 산업에서 경쟁관계였던 두 기업의 합병을 통해 잠재적인 마케팅비용의 감소 효과 또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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