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농협은행장 연임, 여전한 변수 '지역안배'

  • 송고 2019.11.11 14:38
  • 수정 2019.11.11 14:59
  • 이윤형 기자 (ybro@ebn.co.kr)
  • url
    복사

"3연임 전례 없다"에도 범농협 인사특성상 '균형 유지' 가능성

"후보 차고 넘친다" vs 내년 중앙회 선임 전 인사 변화는 부담

NH농협은행장 임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대훈 농협은행장의 거취에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는 가운데 농협 인사 원칙 중에 하나인 '지역안배'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NH농협은행

NH농협은행장 임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대훈 농협은행장의 거취에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는 가운데 농협 인사 원칙 중에 하나인 '지역안배'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NH농협은행

NH농협은행장 임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의 거취에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농협 인사 원칙 중에 하나로 명맥을 유지 중인 '지역안배'가 다시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취임 이후 최대 실적과 디지털, 글로벌 등 수많은 성과에도 농협금융 자회사 최고경영자들이 2년 넘게 임기를 이어간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교체쪽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행장의 경우 농협 최고경영자 선임에 상당부분 기여되는 '지역 균형 선임'을 고려했을 때 이례적으로 3연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지주는 15일 농협은행장을 포함한 주요 자회사 차기 최고경영자를 결정한다. 다음 달 CEO 임기가 끝나는 농협은행·농협생명·농협손해보험·농협캐피탈 등 네 곳이 대상이다. 농협금융은 다음 달 24일 전까지 각 자회사 CEO 최종 후보를 한 명씩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농협금융 순이익의 80% 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농협은행에서는 이대훈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예상하고 있지만, 전례상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더 주도적으로 나오고 있다.

2017년 12월 취임한 이 행장은 1년 임기에 1년 연임을 더해 2년간 농협은행을 이끌면서 최대실적을 달성해왔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2189억원을 달성해 지주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어서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1조9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 급증한 사상 최대규모로 4분기 실적을 더한 올해 총 실적은 지난해 기록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는 등 글로벌 성과도 도출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NH빅스퀘어' 구축, 핀테크 기업 육성 'NH디지털혁신캠퍼스' 등 디지털 성과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실적과 성과만 보면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농협금융 자회사 CEO들이 2년 넘게 임기를 이어간 전례가 없다는 점은 연임에 걸림돌이다. 여기서 변수가 있다.

단위조합을 가진 농협은 특성상 '지역안배'가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꼽힌다는 점이다. 이 행장을 교체할 경우 현재 균형이 흐트러져 변화를 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언급된다.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의 직접적인 지배를 받지 않지만 '중앙회→금융지주→은행'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 따라 범(凡) 농협의 인사 특성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농협의 최고경영자급 인사는 중앙회 부회장, 중앙회 감사위원장, 조합 감사위원장, 상호금융 대표, 경제지주 대표, 금융지주 대표와 금융지주 산하 금융사 수장들이다.

이들 최고경영자급 인사는 지역별 출신들로 선임된 상태다. 중앙회 부회장은 경남(허식), 중앙회 감사위원장은 강원(이규삼), 조합 감사위원장은 경북(박규회), 상호금융 대표는 전북(소성모), 경제지주 대표는 충청(김원석), 농협금융 대표는 전남(김광수), 농협은행장은 경기(이대훈) 출신으로 골고루 분포돼 있다.

최고경영자급 인사에서 소성모 상호금융 대표와 이대훈 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 끝나는데 지역안배를 고려할 경우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지역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두 자리를 맞바꾸기에는 이 행장이 이미 상호금융 대표를 역임했다. 또 두 자리를 모두 교체하기에는 물질적으로나 시간적으로도 인사가 부족하다는 평이 대체적이다.

이와 관련해 농협금융 측에서는 "농협은행장의 경우 전문성과 실력이 중요한 만큼 지역안배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농협 특성상 계열사 인사에서도 범 농협의 인사 특성을 배제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역안배를 고려하면서도 은행장 교체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농협은행장 후보 리스트는 지주나 자회사의 부사장급 이상이 해당하는데 부행장과 중앙회 지역본부장을 포함할 경우 리스트는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지역 안배를 위한 연임이 아니어도 능협은행장 후보는 '차고 넘친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내년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농협금융 자회사 선임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4년만에 진행되는 최대 인사 이슈인 만큼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사에 변화를 주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편, 2017년 12월 취임한 이 행장은 1년 임기에 1년 연임을 더해 2년간 농협은행을 이끌어 왔다. 이번에 연임에 성공할 경우 첫 3연임 농협은행장이 된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체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EBN 미래를 보는 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