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 회생절차 재개…새 주인 물색

  • 송고 2019.11.06 12:16
  • 수정 2019.11.06 13:20
  • 정민주 기자 (minju024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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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매각주관사 EY한영 선정

중국 등 해외서 원매자 물색

2년간 잉곳·웨이퍼 실적 폭락

웅진에너지가 최근 매각주관사를 선정하는 등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관건은 800억원에 달하는 매각가격을 부담할 원매자를 찾는 것.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영입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웅진에너지는 첫 단계로 오는 13일 매각 관련 주요 사항을 통지하는 관계인설명회를 개최한다. 이후 인수의향기업 제안서를 접수, 입찰을 진행한다.

6일 태양광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회생법원은 웅진에너지가 제출한 EY한영 매각주관사 선정 허가 신청을 받아들였다.

EY한영은 태양광 제품인 잉곳, 웨이퍼 생산업체 웅진에너지를 온전한 형태로 남길 최후의 통로로, 기업 청산을 이행하기 전 법원이 매각 가능성을 열어둠에 따라 선정됐다.

매각이나 자율적구조조정프로그램을 고려하지 않았던 웅진그룹이 웅진에너지 매각을 결정한 것은 올해 6월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낮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법원 관리 하 회생절차 조사위원으로 선임됐던 회계법인 삼일PwC는 당시 기업 청산가치를 798억원으로 책정하면서 웅진에너지가 충당해야 할 부채 등을 총합해 봤을 때 사업 유지보다 청산하는 게 이익이라고 판단했다.

실제로 웅진에너지가 사업을 지속할 여력은 약화됐다. 웅진에너지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출하실적은 잉곳이 2017년 53MW에서 이듬해 38MW로, 웨이퍼는 1167MW에서 1124MW로 떨어졌다. 이 기간 가동률은 각각 88%에서 56%, 97%에서 54%로 곤두박질쳤다.

국내외 실적 또한 눈에 띄게 줄었다. 잉곳 수출은 2017년 43억5900만원에서 2018년 22억3100만원으로, 같은 기간 웨이퍼 내수는 1207억5200만원에서 608억9000만원으로 절반 가량 감소했다. 다만, 잉곳 내수는 46억700만원에서 39억5800만원으로, 웨이퍼 수출은 971억4700만원에서 817억4700만원으로 감소해 비교적 하락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EY한영은 지난해 잉곳과 웨이퍼 실적 총합의 절반인 798억원이란 가치를 살리기 위해서 잉곳·웨이퍼 시장을 잠식한 중국과 웅진에너지의 기술력을 비교, 판매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에너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잉곳·웨이퍼 가공능력을 보유한 곳으로 2017년 기준 세계 4위의 생산 케파(잉곳 1.5GW, 웨이퍼 1.3GW)를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이 가장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가경쟁력과 기술력을 동시에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게 되면서 잉곳·웨이퍼 시장을 중국이 독점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EY한영도 국내보다는 중국, 동남아 등 해외에 무게를 두고 800억원 이상의 투입 여력을 갖춘 곳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일정은 오는 13일 열리는 관계자설명회를 통해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설치에 한해서만 정책 지원을 하는 등 태양광 생태계 보호를 위한 투자는 등한시하면서 국내 유일무이한 잉곳 제조사가 해외 시장으로 넘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웅진에너지는 2006년 11월 웅진그룹과 선파워(SunPower)사가 합자를 통해 설립했다. 2010년 6월 코스피 시장에 상장되면서 2017년까지 순항했다.

그러다 지난해 중국의 태양광 보조금 지원 축소, 미국 세이프가드 발동 등으로 제품가격 폭락 타격을 입었다.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현재 잉곳 수출 실적은 100만원 미만으로 집계됐다. 내수실적은 2018년 대비 1/5로 하락했다. 웨이퍼 수출과 내수 실적은 1/10 수준으로 급락했다. 공장 가동률은 잉곳과 웨이퍼 모두 10%대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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