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용식 삼성운용 매니저 "J-리츠 펀드 전성시대"

  • 송고 2019.10.29 17:22
  • 수정 2019.10.29 17:23
  • 박소희 기자 (shpark@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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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피스·호텔 업황 개선 삼성자산운용 'J-리츠 부동산 펀드' 수익↑

J-리츠 보수 구조 투자자에 유리하게 변경…4% 안정적 배당 수익 매력

박용식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 매니저. ⓒ삼성자산운용

박용식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 매니저. ⓒ삼성자산운용

마이너스 금리와 저성장은 일본 리츠(J-REITs)가 고성장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일각에서 고점 논란도 나오지만 내년 도쿄 올림픽 개최, 오피스 임대료 상승세 등 J-리츠의 성장 여력은 아직 남아있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J-리츠에 투자하는 삼성자산운용의 'J-리츠 부동산 펀드'는 최근 한일 관계 냉각이 무색하게도 자금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 수탁고 1100억원 가운데 올해 유입된 자금이 약 1000억원에 달한다. 연초 이후 성과는 27% 수준으로 도쿄증시에서 토픽스 지수가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박용식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운용팀 매니저는 최근 기자와 만나 "J-리츠는 부동산 자산의 입지나 임차인 관련 정보가 수치화되지 않은 게 많은데 노무라자산운용과 제휴를 맺고 J-리츠 63개의 부동산 자산 4000개를 들여다 보며 리밸런싱을 하고 있다"며 "이는 경쟁 펀드들과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한 박 매니저는 일본 전문가로 통한다. J-리츠 기업을 직접 컨택해 일본 현지 부동산 시장 상황을 수시로 파악하고 있다.

이 펀드는 개인 투자자들이 수탁액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한일 관계 경색 보다는 J-리츠 시장의 성과를 보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국내에 출시된 일본 부동산 공모펀드가 대부분 폐쇄형인 것과 비교해 이 펀드는 환매 시점에 가격이 꺽일 우려나 유동성 문제에서도 자유롭다는 점이 개인 투자자를 유인했다.

박 매니저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최근 J-리츠에 기관 투자자의 자금 유입도 활발하다"며 "모 생보사가 추가 자금 집행을 대기하고 있고 공제회 등에서도 자금을 추가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펀드 수익률이 두자릿수에 이르는 만큼 고점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박 매니저는 "주택가격지수를 보면 1989년부터 1991년까지 버블인데 그때 200포인트라면 지금은 100포인트로 최고점 대비 절반 수준이라 아직 저평가돼 있다"며 "2000년 당시 수준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일본 오피스 시장은 일본 경제의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임대료가 상승하고 공실률이 줄어드는 추세다. 현재 일본 오피스의 공실률은 1.6%까지 하락했다.

그는 "일본은 구인난이 심해서 기업들은 임직원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다 보니 좋은 입지의 오피스로 옮기려고 하는 추세"라며 "공실률이 개선돼야 평균 임대료가 올라가는데 임대료는 과거 최고치 수준보다는 낮고 공실률은 최저치를 갱신했기 때문에 평균 임대료는 올라갈 여지가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오피스 과잉 공급 우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저금리를 바탕으로 경기가 회복세에 진입하면서 기업의 사무실 임대 수요가 늘고 있다.

그는 "과잉 공급 가능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2020년 분양되는 대규모 오피스는 대부분 80% 가량 계약이 끝났다"며 "2021년 부터는 공급물량이 확 줄었다"고 진단했다.

오피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요 예측이 어려운 호텔도 내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업황이 개선되고 있다.

J-리츠 기업들이 투자자에 유리하게 보수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점도 J-리츠 펀드의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그는 "J-리츠 기업들이 과거에는 자기들 유리하게 운용자산(AUM) 베이스로 보수를 매겼다면 최근에는 배당금 연동해서 보수 받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는데 이는 주가 부양을 고민을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매니저는 국내 리츠를 추가한 '아시아퍼시픽리츠' 펀드 출시도 준비 중이다.

그는 "내달 싱가포르, 홍콩 물건을 직접 둘러 본 후 일본, 호주, 싱가폴, 홍콩에 더해 케이리츠를 담은 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라며 "벤치마크(BM)지수는 S&P의 아시아퍼시픽 리츠 지수를 추종할 계획으로 케이리츠 편입 비중은 5% 내외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상품으로는 한화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이 출시한 아시아리츠가 있지만 케이리츠를 담은 펀드는 삼성자산운용이 처음이다. 박 매니저는 "아시아리츠는 향후 J-리츠 보다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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