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VLCC 운임에 발주 상승세 탈까 조선업계 기대

  • 송고 2019.10.21 06:00
  • 수정 2019.10.21 08:16
  • 이돈주 기자 (likethat99@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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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사들, 운임 상승에 스크러버 설치 취소 후 용선시장 투입

운임 상승 장기화시 VLCC 발주량도 늘어날 가능성↑

현대상선이 보유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셜 리더호.ⓒ현대상선

현대상선이 보유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셜 리더호.ⓒ현대상선

부진한 시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조선업계에 모처럼만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운임이 날로 상승하며 선박 발주에 대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운임이 상승하자 선주사들이 황산화물 저감장치(스크러버) 설치에 들어간 선박까지 빼내 용선 시장에 투입할 만큼 VLCC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선주들이 오는 2020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기존 3.5%에서 0.5%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스크러버 설치에 들어간 VLCC의 개조 공사를 취소하고 용선 시장에 투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주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VLCC의 시황이 급속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중국항로의 VLCC 운임지수(WS)는 10월 둘째주 기준 300포인트를 넘어서며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금은 이보다 하락했지만 여전히 100포인트 이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유조선의 주요 항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위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 급격한 운임 상승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이란의 대치로 이란산 원유수송에 제재가 걸리며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800척 규모의 VLCC 중 최소 80척이 운항을 중단했다. 여기에 최근 이란국적 유조선이 피격되며 정세가 더욱 불안해졌다.

선박 운영 감소로 화주들의 선박 확보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항로 위험 증대 및 선주사들의 보험 부담으로 운임은 자연스레 상승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선박 부족과 운임 상승이 지속될 경우 선주사들은 VLCC에 대한 운영 확대를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 이는 곧 선박 발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제 정세라는 것이 워낙 변동성이 커 단기간 운임이 올랐다고 해서 선박 발주가 쉽게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국과 이란의 갈등 분위기가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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