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탈 일본' 본격화

  • 송고 2019.10.16 15:12
  • 수정 2019.10.16 15:21
  • 조재훈 기자 (cjh1251@e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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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규제 100일 경과…LGD 액체수소 100% 국산 대체 완료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SK하이닉스도 '현재진행형'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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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100일이 경과한 가운데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탈일본' 바람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일 관계 개선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도 반도체 소재 국산화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정부와 업계가 재료 수급과 관련해 한 목소리를 내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소재 국산화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은 생산라인에 들어가는 일본산 소재와 화학약품을 국산 소재로 교체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LG디스플레이는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공장에서 식각·세정 공정에 사용되는 불화수소(불산액)를 100% 국산화했다. 유기발광 다이오드 OLED와 액정표시장치 LCD패널 생산라인에서 사용되던 일본산 액체불화수소를 국산으로 대체한 것. 이는 지난달 초 국산 제품을 생산라인에 투입한지 한달여 만의 성과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14일을 기점으로 식각, 세정 공정에 사용되는 모든 불화수소를 국산으로 대체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액체 불화수소 국산화 테스트 단계를 끝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남아있는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국산 불화수소를 생산 라인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산을 대체하기 위한 액체 불화수소를 민감도가 낮은 공정과 제품에 대해서 일부 투입했다"며 "공급선 다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PCB 회로에 들어가는 일본산 소재 등을 국산 및 다른 나라 소재로 교체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후 소재를 국산으로 대체해보자는 취지 하에 교체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최근 일본산 액체 불화수소를 대신해 일부 생산라인에 국산 제품 투입을 시작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 1일부터 일부 생산라인에 국산 제품을 사용 중"이라며 "기체 불화수소에 대해서도 소재 확보처 다변화 방안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업체가 수입한 대만산, 중국산 불화수소도 일부 투입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6대 분야 '100+α' 소재·부품·장비를 전략적 핵심품목으로 선정해 2024년까지 기술 확보에 힘쓰기로 했다. 이를 위해 매년 약 2조원의 재정을 투입하고 각종 세제 지원도 한다. 소재·부품·장비 산업 부문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원활히 협력할 수 있도록 자금, 세제, 규제 완화 등의 혜택도 마련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소재 국산화 행보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기회에 일본산 소재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소재 수급불안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재빠른 대처 방안을 마련해 놓겠다는 의지도 감지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에서 주로 사용되는 기체 불화수소(에칭가스)는 여전히 일본 업체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본산 소재의 공급선 다변화는 모든 기업에게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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