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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불완전판매 정황…'임의 기재 승인' 기폭제 되나

  • 입력 2019.10.02 14:39 | 수정 2019.10.02 15:16
  •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고위험 상품출시 심의 거친 건, 1%에 불과…과실 99%로 보는 이유

미검증에 손실가능성 늘어도 판매 지속 등 불완전판매 정황 수두룩

지난달2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지난달27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DLS·DLF 피해자 집단 민원신청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를 일으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배상비율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금감원이 밝힌 은행의 불완전 판매 정황이 투자자 손해배상 확대에 기폭제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금감원은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브리핑룸에서 DLF 판매 당시 은행의 불완전 판매 정황이 발견됐다는 합동 검사결과를 중간 발표했다.

김동성 금감원 부원장보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DLF 잔존계좌의 판매 서류를 전수 점검한 결과 판매 관련 불완전 판매 의심사례가 20% 내외"라며 "분쟁조정 과정 등에서 사실관계가 좀 더 확보되면 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중에서도 은행이 해당 상품 출시 당시 심의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다는 게 치명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일 금감원에 따르면 검사대상 은행 내규에는 고위험상품 출시 결정시 내부 상품(선정)위원회 심의 및 승인을 얻도록 규정돼 있으나, 판매은행이 금리연계 DLF 상품 중 위원회 심의를 거친 건은 1% 미만에 불과했다. 일부 심의건은 참석위원 의견을 임의 기재해 승인했다.

실제 A은행은 2017년 5월에서 2019년 6월 중 설정된 금리연계 DLF 380건 중 상품선정위원회에 부의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2건에 불과했다. 여타 건은 기초자산이 동일하다는 이유로 생략했다.

특히 독일국채 DLF 부의건의 경우 위원회를 서면 개최(’19.3.11.)하면서 결의가 완료되지 않았는데도 해당 상품이 ’19.3.13. 출시된다는 내용의 자료를 내부 게시판에 공개(’19.3.12.)하기도 했다.

일부 위원들이 평가표 작성을 거부하자 찬성 의견으로 임의 기재하고, 구두로 반대의견을 표명한 위원을 상품담당자와 친분이 있는 직원으로 교체한 후 찬성의견을 받은 사례도 드러났다.

B은행은 2016년 5월에서 2019년 5월 기간 중 설정된 금리연계 DLF 상품 753건 중 상품위원회에 부의된 건은 6건에 불과하며, 이번 손실사태가 발생한 DLF는 과거 부의건과 기초자산 일부가 동일하다는 이유로 생략했다.

김 부원장보는 "기본적으로 위원회의 직급이 굉장히 낮게 설정돼 있다"며 "위원회 자체도 내부통제를 하거나, 목소리를 낼 만큼 운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DLF 상품의 위험성에 대한 자체 리스크 분석 없이 손실위험을 0%로 오인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의 백테스트 결과 자료를 그대로 수용했다.

기초자산인 채권금리의 하락으로 기존에 판매한 DLF의 손실가능성이 증대하는 상황에서도 은행은 상품판매를 중단하지 않고 오히려 상품구조를 바꿔가며 신규판매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객 유인을 위해 약정수익률을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대가로 상품위험성을 확대했다"며 "기존 고객에 대해 손실가능성을 통보하지 않거나, 통보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환매수수료(7%) 등으로 인해 스톱로스(stop-loss) 실적은 저조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 본점 차원에서 판매직원에게 손실가능성 및 금리변동성 등 상품의 위험성 관련 중요 정보를 충실히 제공하지 않은 사례도 발견됐다. DLF 관련 교육 및 정보 부족 등으로 인해 일선 영업점 및 프라이빗뱅커(PB)들의 대고객 광고 또는 설명 과정에서 관련 법규 위반 의심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중간 검사 결과에 이 같은 불완전 판매 사례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손해배상 비율이 높아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 수준과 투자자의 자기책임원칙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손해배상여부 및 배상비율을 결정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사 배상비율이 최고 수준인 70%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해당 은행들이 DLF·DLS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 행태가 다수 발견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중간 점검 결과 불완전판매로 의심되는 사례는 20% 내외로 추정했다. 서류상 형식적인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도 분쟁조정 등을 통해 불완전판매로 바뀔 수 있는 만큼 불완전판매 비율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번 사태와 유사한 사례로 꼽히는 지난 2005년 일부 은행이 판매한 파생상품 파워인컴펀드 사태도 2014년 대법원은 투자자별 배상 비율을 20~40%로 확정, 2심 고등법원은 손실의 70%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투자자에게도 손실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 배상 비율이 낮아졌다.

다만, 이번 DLF 투자자 중 다수가 파생 상품 투자에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배상비율은 크게 높아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 금감원 실태 조사에서 DLF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의 78.2%는 과거 DLF와 비슷한 구조의 파생 상품에 투자한 적이 있었다. 이 같은 투자 경험이 배상 비율 결정 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또 투자자가 투자위험 설명을 들었다고 자필로 서명한 경우에는 배상을 받지 못하는 등 사례에 따라 배상 비율이 크게 달라진다.

금감원은 "사실관계 확정 등을 위해 우리.하나은행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하겠다"면서 "확인된 위규 사항 등에 대하여는 법리검토 등을 통해 추후 제재절차를 진행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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