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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바이오, 개미지옥 치트키?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등록 : 2019-06-28 14:16

▲ 김채린 금융증권부 기자. ⓒEBN
"인보사 사태라는 게 사실 쉽게 말하면 무릎이 아파서 관절에 좋은 주사인 줄 알고 약품을 투여했는데 무릎에서 신장이 생길수도 있다는 거 아닙니까?"

28일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을 중심으로 발생한 이른바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증권가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사실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면서 "한 기업이 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 체결 규모가 일정 금액에 도달하면 공시를 할 수 있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을 이었다.

공시를 위한 바이오 계약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한 기업에 '바이오'라는 수식어가 붙을 경우 일반투자자들을 끌어모아 투자금을 얻을 수 있는 일종의 모객 행위가 가능해서다.

바이오와 전혀 무관한 사업을 영위중인 기업이 돌연 바이오 사업을 간판으로 내걸고 바이오주로 탈바꿈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기준이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바이오 기업으로 봐야할지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미개척 분야일수록 바이오 메리트를 등에 업은 종목은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인보사 사태 역시 같은 맥락이다. 세계 최초 유전자세포치료제이자 골관절염 통증 완화제로 집중 조명을 받은 인보사는 2009년 코오롱생명과학의 코스닥 상장과 2017년 코오롱티슈진의 코스닥 상장으로 이어졌다. 2017년 7월에는 인보사가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코오롱티슈진을 비롯 바이오주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당초 인보사에 사람 연골세포가 담겨있다고 알려졌던 것과 달리 신장 세포가 담긴 사실이 드러나며 올해 3월 인보사는 국내 판매가 중지됐다. 지난달에는 식약처가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바이오주는 요동쳤다. 인보사 사태 관련주들의 상장폐지 목소리에도 무게가 실린다. 투자자들은 울분을 토한다. 미래 먹거리인줄 알고 투자했던 바이오주가 상장폐지로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국내에 판매된 인보사는 150억원, 이외 해외에서 체결된 기술수출계약은 1조원대에 달한다.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시가총액은 27일 기준 각각 4896억원, 2340억원이다. 시가총액이 계약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향후 계약건의 문제가 생길 경우 투자자들은 제대로된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공시란 사전적 의미로 한 기업의 사업내용,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을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를 말한다. 공시의 주 목적은 주식시장 내 공정한 가격 형성이다. 인보사 사태를 통해 공시의 신뢰도 역시 점검해야할 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