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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대출 더 조이나"…현금 없는 서민만 '울상'

현금부자 피해가는 정부 대출규제
여유자금 없는 실수요자 "분양도 매매도 어려워"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등록 : 2019-06-27 14:46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할 조짐이 보이자 정부가 부동산 추가규제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대출조건이 현재보다 더 강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해 파장이 예상된다. 여유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만 갈수록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6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부동산 하락세가 이어지다 최근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 과열 양상이 보이면 그동안 준비한 정책들을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규제 방안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시장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조건이 지금보다 더 강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와 수십조원에 달하는 토지보상금 등 영향으로 향후 시중 유동자금이 크게 불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쏠리면 집값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시장이 과열되기 전 선제적인 금융규제를 통해 투기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유동성이 과잉된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 정책을 펼쳐 부동산 시장의 과도한 투기수요 유입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수요자 사이에서는 정부의 대출규제에 대한 볼멘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갈수록 엄격해지는 대출조건이 정부가 지목한 투기세력을 규제하기보다 현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내 아파트 구입을 고민 중인 회사원 A씨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원에 가깝게 올라버린 상황에서 현금 여유가 없으면 새 아파트를 분양받기도, 기존 아파트를 구입하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나 정부가 투기지역으로 지정하고 온갖 규제를 쏟아붇고 있는 강남권에서 정책 목적에 반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어 시장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가 대부분인 강남에서 청약에 당첨됐지만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포기하는 물량을 현금부자들이 주워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기세력을 잡기 위한 정부의 대출규제가 실수요자들의 대금납부 여력을 불가능한 수준으로 막아버려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지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 4월 분양한 '방배그랑자이'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8.2대 1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완판에는 실패했다. 평형별 분양가가 14억~17억원에 달해 당첨되면 계약금만 1억원 이상 필요한데다 중도금 대출도 불가능해 당첨됐지만 계약을 포기한 물량이 다수 발생했다.

이에 시공사인 GS건설이 지난 26일 잔여물량으로 나온 15가구 추첨에 나섰고 그 결과 총 2418명이 몰려 1순위 청약 경쟁률을 훌쩍 뛰어넘는 16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내 인기지역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청약시장에서 높은 경쟁률로 이어지고 있지만 여유자금 유무에 따라 미계약이 발생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며 "대출규제가 타이트한 상황에서 청약충성률은 갈수록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