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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규제에 후분양 확산?…업계·전문가 "가능성 희박"

대다수 재건축 단지는 이익보다 손해 더 클 것
고분양가에 일반수요 줄고 초과이익 부담 늘어

김재환 기자 (jeje@ebn.co.kr)

등록 : 2019-06-26 11:21

강화된 선분양가 심사 기준으로 인해 '준공 후 분양(후분양)' 단지가 늘어난다는 여론에 대해 업계와 다수 전문가는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못 박았다. 대다수 재건축 단지에서 사측과 조합 모두 후분양으로 인한 이익보다 손해가 크다는 계산 때문이다.

사측과 협의 없이 조합 결정만으로 분양방식을 바꿀 수 없다는 점과 분양가격이 매매가 수준까지 올라가는 만큼 줄어들 일반분양 수요와 늘어날 조합원의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도 문제로 꼽힌다.

▲ 서울 용산에서 바라본 주택가 전경ⓒEBN 김재환 기자

26일 부동산 전문가 및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강화된 선분양가 규제 회피 수단으로 주목받은 '후분양 확산론'의 근거가 빈약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체 시행하는 재건축조합도 시공사 협의 없이 분양방식을 임의로 바꿀 수 없을뿐더러 2~3년 뒤에도 '완판'이 확실한 일부 지역 외에는 후분양 사업 부담을 떠안기 어렵다는 계산에서다.

건설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주요 문제는 △사측의 사업비 조달금 부담 △매매가 수준으로 형성될 고분양가로 인한 일반분양 투자수요 하락 △분양시점에 불확실한 주택시장으로 요약된다.

우선, 후분양은 착공 단계에서 분양하는 선분양과 달리 60% 이상 공사를 진행한 상태에서 분양해야 하므로 초기 사업비를 수분양자의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충당할 수 없다.

결국 시행사 또는 시공사는 신용도에 맞춰 금융권에서 사업비를 빌려야 하는데 그나마 후분양해도 수요가 많은 서울에서는 비싼 땅값 탓에 1군 건설사조차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지출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 A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웬만한 건설사 입장에서는 후분양이 달갑지 않을 것"이라며 "한 개 단지 사업성에 문제가 없더라고 이곳 (금융)부담으로 다른 여러 사업을 포기해야 하면 손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만약 조합이 자체 시행할 목적으로 부지매입 비용을 시공사-금융권 연대보증으로 빌릴 경우 늘어난 지출에 따라 분양가를 더욱 높일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일반분양의 투자매력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줄어든 분양가격과 매매가 격차로 인해 이른바 '로또 분양' 없는 단지의 수요가 상당수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분양 리스크는 결국 자체 시행하는 조합의 부담이다.

▲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개선안ⓒHUG
마지막으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후분양 걸림돌로 꼽힌다. 분양가를 올린 만큼 개발이익 등을 뺀 3000만원 상한에 걸려 토해내야 할 세금도 많아지는 셈이다.

B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이 자체 시행할 경우) 2~3년 뒤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시공만 맡은 사업조차 분양 실패하면 공사비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잘나가는 곳 제외하고는 후분양 협의를 해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이미 분양가 자체가 매년 고가를 갱신하는데 HUG 규제 탓에 사업성이 안 나온다는 건 논리가 맞지 않다"며 "사업성공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후분양이 속출한다는 건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HUG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최근 1년간 서울에서 분양한 민간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2569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54%나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