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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돌 맞는 메트라이프, 韓보험시장서 남긴 공과

외형과 수익성 키워 미국 본사에 수천억원대 배당 집행 '효자'
반면 설계사 쟁탈 놓고 경쟁사와 법정전 벌여 보험업 '혼탁상'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9-06-25 00:00

▲ 미국계 보험그룹 메트라이프생명이 출범 30주년을 맞으면서 한국시장에서의 공과에 대해 주목된다. 외형과 수익성을 키워 배당을 집행했지만 설계사 선지급 수당 확산을 비롯해 설계사 쟁탈전을 벌이며 보험산업 혼탁상을 야기했다는 게 보험업계의 주된 평가다. ⓒEBN

미국계 보험그룹 메트라이프생명이 국내 보험시장 진출 30주년을 맞았다. 한국시장에서의 공과가 주목된다. 외형과 수익성을 키워 배당을 집행했지만 설계사 선지급 수당 확산을 비롯해 설계사 쟁탈전을 벌이며 보험산업 혼탁상을 야기했다는 게 보험업계의 주된 평가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달 24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에서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온 임직원들을 치하했다.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경영진의 기념사를 시작으로 30년간 계약을 유지한 고객의 인터뷰 영상 공개 및 장기 근속자에 대한 공로상 시상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회사측에 따르면 1989년 한국에 진출한 메트라이프는 현재까지 수입보험료 기준 연평균 19% 성장했다. 2018년 기준 수업보험료 3조2000억원, 자산 20조원을 달성했다. 이로 인해 메트라이프는 미국 본사로 ▲2015년 700억원 ▲2016년 650억원 ▲2017년 350억원 ▲2018년 120억원을 송금할 수 있었다.

특히 미국 본사의 네트워크와 전문성을 활용한 차별화된 상품과 강력한 대면 영업채널,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 및 탄탄한 재무건전성, 건강한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했다.

메트라이프는 2003년 생명보험업계 최초로 '변액유니버셜보험'을 출시하며 변액보험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업계 최초 질병코드를 도입한 'GI'보험 출시, 국내 유일의 금리연동형 달러 종신보험 출시 등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혁신적인 상품도 선보였다.

이날 송영록 사장은 기념사에서 "고객가치 증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통해 30년 후에도 고객의 사랑을 받는 기업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국내 보험시장에 안착한 것은 분명하지만 외국계 보험사인 메트라이프가 한국 보험시장을 진화 또는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 부분이 있느냐에 대해서는 업계의 평가가 엇갈린다.

메트라이프는 옛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이 처음 도입한 설계사 선지급 수수료제도를 더욱 확장시킨 외국계 보험사로 지목된다.

선지급 수수료로 설계사 모집에 집중해온 시기인 2000년대 중반(2004년~2008년) 메트라이프 설계사는 3230명에서 6148명으로 껑충 뛰었다. 당시 메트라이프는 설계사 스카우트 계획을 골자로 한 '퀀텀(Quantum)프로젝트'를 마련, 외부 영업조직 영입에 열을 올렸다.

이는 당시 김종운 사장이 대표직을 처음 맡으면서 실시한 프로젝트로 적정 연봉 수준을 보장해주는 수당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메트라이프 해당 임원을 강하게 질책하며 경고했다.

금감원은 "공격적인 영업인력 확대 행태는 업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후 금감원 생보사들에 과도한 선지급 수당체계 정비를 지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 당시(2008년 4~9월) 생보사 선지급수당 지급실적은 1조7632억원으로 전체 수당지급액의 35.2%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과당 스카웃 경쟁, 부당 계약 전환 등 모집질서 문란행위가 발생하고, 기존에 지급된 수당의 환수가 곤란할 경우 사업비가 늘어 소비자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트라이프는 설계사 스카우트를 두고 송사에 휘말리거나, 송사를 제기한 보험사로도 눈에 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사이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사간 과도한 영업조직 빼가기로 분쟁이 적지않았다. 분쟁 가운데에는 메트라이프라는 보험사가 있었다.

2002년 푸르덴셜생명은 자사 라이프플래너 69명이 한꺼번에 자리를 옮기자 대대적인 영업인력 스카우트에 나서고 있는 메트라이프를 상대로 소송전에 나선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지난해(2001년) 메트라이프가 영업조직을 데려간 뒤 올해 들어서도 설계사 스카우트와 함께 내부 영업자료까지 빼가고 있다"며 "시장질서 확립 및 건전한 보험영업을 위해 메트라이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로 내부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푸르덴셜생명은 2개 법무회사에 법률자문을 구했지만 다음해 소송을 취하했다. 이 분쟁은 보험마케팅 정보, 보험영업 노하우 및 교육시스템과 같은 경영상 정보에 대한 침해를 이유로 발생한 첫 법적분쟁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판결결과에 대한 부담을 느낀 양사가 물러나 법적 최종 판단은 보류됐다.

10년뒤인 2012년에는 메트라이프가 AIA생명에 보험설계사 부당 스카우트를 둘러싼 100억원대 소송을 제기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 스카우트 행태가 가장 빈번한 메트라이프가 AIA생명에 대해 소송한 것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3년 뒤인 2015년 서울중앙지법은 AIA생명에 메트라이프에 6억원을 지급하라고 강제조정했다.

메트라이프는 이른바 '부당 스카우트'로 불리는 보험사 간 갈등에 관한 소송에서 수억원의 배상책임이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전까지는 보험사 간의 합의로 소송이 종료되거나 수백만원의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트라이프가 관련된 설계사 스타우트 건으로 설계사 과당 스카우트에 대한 경종이 울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