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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 업은 한진가, 경영권 분쟁 마무리될까

델타, 한진칼 지분 확보…오너가 우호지분 '백기사'
추가 지분 매입시 KCGI 공세 막을 방패막 전망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등록 : 2019-06-24 15:06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이 델타항공을 백기사로 얻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를 상대로 한 경영권 방어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관련 분쟁을 마무리 지을지 관심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최근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4.3%를 확보했다.

델타항공측은 이번 지분 취득에 대해 "대한항공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한 성장기회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향후 한진칼 지분을 10%까지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업상의 파트너십 강화를 이유를 들었지만 시장은 델타항공이 경영권 위협을 받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우호세력으로 나서 KCGI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글로벌 항공사 중 세계 1위 시가총액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항공사로 故 조양호 회장의 재임 시절부터 대한항공과는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양사는 2000년대 초반 항공 동맹체인 스카이팀(Skyteam) 출범부터 2018년 양사 조인트벤처(JV) 설립까지 끈끈한 동맹관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번 델타의 지분 매입도 이같은 관계에 바탕을 둔다.

에드 바스티안 (Ed Bastian) 델타항공 CEO는 "델타와 대한항공은 세계 최고의 태평양 횡단 조인트벤처로서 최대 규모의 노선망, 최고의 고객 서비스 그리고 아시아와 미주를 잇는 최상의 연결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이 덕분에 대한항공과의 조인트벤처는 기존에 델타항공이 맺은 파트너십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해왔으며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고 언급했다.

델타항공과 대한항공은 조인트벤처를 통해 미주 290여개 도시와 인천을 포함한 아시아 내 80여개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와 스케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공동판매 및 마케팅 활동 전개 등을 통해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며 사업상 고도의 협력관계를 확장하고 있다.

델타항공의 등장으로 한진그룹은 KCGI의 공세로부터 한 시름 놓게 됐다. 한진그룹 내부적으로는 故 조양호 회장 별세 이후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경영권 방어에 힘을 모으는 식으로 가족간 합의가 마무리돼 왔지만 상당한 규모의 상속세 부담 등이 걸림돌로 남아있었다.

특히 가파르게 뛰어오른 주가 탓에 상속세는 두 달새 2600억원 규모로 확대됐고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일부 지분을 매각할 경우 그룹 경영권에는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 조원태 회장 일가의 한진칼 지분은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 17.84%을 모두 더해 28.93%다. 그 사이 KCGI는 15.98%까지 지분을 확장하며 턱 끝까지 오너 일가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델타가 계획대로 10%까지 지분을 늘리게 된다면 오너 일가의 우호지분율은 38.93%까지 치솟으면서 KCGI와는 2배 이상의 격차를 낼 수 있게 되고 KCGI가 국민연금(4.11%)과 손을 잡더라도 사실상 한진그룹을 흔들만큼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향후 KCGI가 어떤 자세를 취할지는 섣불리 장담하긴 어렵다. 하지만 수세에 몰린 KCGI가 출구전략을 마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KCGI는 미래에셋대우가 한진칼 주식 담보 대출 연장을 거절하면서 자금을 상환해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KCGI는 델타항공의 지분취득에 대해 "델타항공의 한진칼 투자 결정이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면 이는 델타항공이 그동안 쌓아온 명예와 스스로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한진그룹 측과의 별도의 이면합의에 따라 한진칼 주식을 취득한 것이라면 대한민국 법률을 위반하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델타항공이 추가 지분 매입계획을 발표하면서 이제 한진칼을 둘러싼 KCGI와 오너일가의 지분경쟁 가능성을 매우 희박하다는 판단"이라며 "백기사로 나선 델타항공 덕에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수월해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