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주 52시간 효과 '톡톡'…사라지는 회식 문화 영향 커

송고 2019.06.20 15:36 | 수정 2019.06.20 15:40
구변경 기자 (bkkoo@ebn.co.kr)

한강고수부지 올림픽공원 점포 매출 큰폭 증가

[사진=GS리테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확산되면서 편의점 매출도 덩달아 날개를 달고 있다. 정시에 퇴근하는 문화가 정착되고, 직장 내 회식 문화가 사라지면서 퇴근 후 인근 편의점에서 간편한 안주와 맥주 등 주전부리를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하절기에 접어들면서 길어진 저녁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진 것도 편의점 매출이 오르는 이유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법정 근로기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시킨 근로 제도로, 2018년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당시 3500여 기업이 적용 대상으로 알려졌다.

19일 CU에 따르면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을 비교한 결과 한강, 올림픽공원 등 인근 편의점의 저녁 시간(18시~24시)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외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는 이달 1~18일까지 전년동기대비 26.4% 신장했다. 간식으로 좋은 스낵은 11.3%, 세척이 필요없는 소용량 과일은 25.5% 매출이 올랐다.

한강 등 공원 인근 편의점에서 즐길 수 있는 별미 메뉴인 즉석 조리 라면 매출은 10.0% 뛰었다.

간단한 음주를 즐기는 소비자들도 크게 늘어 맥주 매출은 12.8%, 마른 안주 매출도 22.0% 증가했다. 더위를 식혀줄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매출도 각각 18.2%, 15.5% 신장했다.

CU 관계자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후 첫 여름을 맞아 평일에도 길어진 저녁 시간을 공원에서 여유롭게 보내는 소비자들이 나들이용 먹거리를 가까운 편의점에서 구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위를 달래기 위한 상품 매출도 눈에 띄는 신장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유원지 인근에 자리한 이마트24(50개 점포 기준)에선 얼음 매출이 74.2%, 아이스크림과 맥주 매출도 각각 102.1%, 101.9%나 늘어났다. 또 물티슈 매출은 무려 240.4%, 자외선차단제는 98.7% 뛰었다.

편의점 점포에서는 이른바 '편맥족(편의점+맥주를 즐기는 소비자)'을 겨냥해 야외 파라솔 설치도 크게 늘었다. GS25에 따르면 파라솔, 테이블, 의자 등 발주 요청이 지난달은 전월보다 32.0%, 이달(1~17일)은 12.9% 증가했다. 가맹점 입장에선 야외 테이블 설치 여부에 따라 점포의 매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유원지 인근 점포의 경우 가능하면 파라솔 설치를 원한다.

이는 최근 야외에서 간단히 맥주를 마시기에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고, 부담없이 간편한 안주와 맥주로 음주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주 52시간제 영향 등으로 술집이나 식당 매출액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음식점 및 주점업의 소매판매액 지수는 97.0으로, 2010년 이후(1~11월) 가장 낮았다. 2016년 100.9, 2017년 99.0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지속 하락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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