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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금리인하 시사(?)…"변화 따른 적기 대응"

통화정책, 대내외 불확실성 전개추이 대응…금융안정 요인도 고려
"수출·투자 감소, 소비증가세 둔화"…가계부채총량 높아 위험요인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9-06-12 08:00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3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글로벌 경제의 연계성: 영향과 시사점' 주제로 열린 '2019년 BOK 국제컨퍼런스'에 개회사를 하고 있다.ⓒebn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한국은행 창립 제69주년 기념사에서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 전개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정책운용 전략을 수립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자세로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변화하지 않는다면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절박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주열 총재는 "올해 들어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정부지출이 확대되고 수출과 투자의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전망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소지 등 특정산업 중심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로서는 이 같은 불확실성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성장이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이 총재의 생각이다. 대외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대내적으로는 저출산·고령화,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 우리 경제의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며 "가계부채는 최근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었습니다만 총량 수준이 매우 높고 위험요인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경계감을 아직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이처럼 엄중한 상황에서 정책당국은 성장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도록 거시경제를 운영하는 동시에 중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구조개혁에도 힘써야 한다고도 제언했다.

그는 "경기대응을 위한 거시경제정책은 정책 여력과 효과를 신중히 판단해 내실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신성장동력 발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활성화, 노동시장 유연안전성 제고, 규제합리화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변화하지 않는다면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절박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은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수렴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 전개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며 "이를 위해서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정책운용 전략을 수립하여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동시에 가계부채, 자본유출입 등 금융안정 리스크 요인도 함께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커뮤니케이션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데도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시장이 경제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의 결정 배경과 주요 리스크 변화에 대해 보다 상세히 설명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주문했다.

여기에 "물가가 목표보다 상당폭 낮은 수준에 있는 만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충실히 설명함으로써 물가상황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이해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다 긴 시계에서 정책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이 총재는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과 학계는 경제구조 변화로 인해 경제변수 간의 전통적인 인과관계와 통화정책의 파급경로가 달라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저인플레이션-저금리 환경에서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체계를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폭넓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주요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논의와 연구를 참고하면서 국내에 적용 가능한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급결제 환경의 빠른 변화에도 대처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IT 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지급수단이 나타나고 비금융기관의 지급서비스 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러한 지급결제 분야의 혁신은 시장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시스템의 연계성과 복잡성을 함께 높임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안전성 확보에도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며 "내년 중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인 차세대 한은금융망 구축 사업도 차질 없이 마무리해야겠다"고 부탁했다.

중앙은행이 국민으로부터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외부와 적극 소통하는 한편, 전문성도 강화해 정책역량을 확충해야 한다는 당부도 덧붙였다.

그는 "최근 대내외 경제환경을 보면 높은 불확실성이 상시화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는 소위 '뉴 애브노멀(new abnormal)'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먼저, 빠르게 변화하는 정책환경 하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동질적 사고는 조직운영에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시야를 좁히고 유연한 사고를 제약함으로써 환경변화에 대한 대처를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러한 점에서 외부와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그동안 우리가 당연시해 온 논리와 관점에 문제가 없는지를 냉철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내부에서 '창조적 마찰'을 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전했다.

전문성을 강화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지식과 정보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이를 신속하게 파악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여 대응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강한 개체보다는 환경에 잘 적응하는 개체가 도태되지 않는 법"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변화에 뒤처지지 않도록 자기계발에 끊임없이 힘써야 한다"며 "조직 및 인력 운영에 있어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행도 다음 달부터 주 52시간 근로제를 운영하게 된다"며 "달라진 업무환경 하에서 중앙은행의 책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제한된 시간 내에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업무방식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직원 개개인도 업무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이 총재는 "우리 경제 내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가운데 대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만큼 중앙은행에 거는 국민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며 "우리 모두 비상한 각오로 맡은 직무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