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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동력 상실 르노삼성···"남 탓 공방 그만···접점 찾아야"

전면파업 불구 참여율 저조···勞 집행부에 '반기'
이항구 "단기 전망 회의적···대화 밖에 답 없어"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등록 : 2019-06-07 12:48

▲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

르노삼성 노조가 전면파업을 선언했지만 조합원들의 상당수 이탈로 파업 동력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7일 르노삼성 노사에 따르면 전면파업 돌입 이후 첫 번째 근무일인 이날 오전 전체 근무 인원 중 3분의 2인 700여명이 출근했다.

전면파업 선언 직후인 지난 5일 야간근무에도 900여명 중 300여명이 출근했고, 휴일이었던 전날에도 특근 인원 69명 중 67명이 출근해 생산 라인을 지켰다.

노조의 전면파업 선언이 무색한 상황이 거듭된 것이다. 제조업에서 노조의 전면파업에도 불구하고 공장이 가동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조합원들이 현 노조 집행부의 행보에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렇듯 파업 동력이 약화되자 명분이 크게 떨어지는 파업보다는 다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사 분규가 장기화되면서 사측, 노조, 협력업체 등 모든 주체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측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노조의 62차례(총 250시간) 부분파업으로 1만4320대의 생산 차질과 2800여억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현재 상당 수의 인원이 전면파업 지침에도 불구하고 생산에 참여하고 있지만, 자동차 생산라인 특성상 정상적인 차량생산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같은 생산 차질이 계속될 경우 노조는 임금 하락은 물론 현 2교대에서 1교대 전환, 구조조정, 공장 폐쇄까지 '해고'의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는 '르노 본사에서 강경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유사 시 정부에서 도와주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당장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 차질이 계속되자 협력업체들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최근 부산의 일부 협력업체들은 공장 문을 닫거나 직원들을 해고하는 등 폐업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노사 양측이 지난달 1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던 만큼 다시 머리를 맞대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1일 1차 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재차 요구했다. 조합원들이 기본급 동결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컸다는 이유에서다. 노조가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는 기본 배경은 업계 최대 수준의 시간당 생산량(UPH), 지난 3년간 르노삼성의 높은 영업이익 등이다.

하지만 사측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국내외 자동차시장을 감안하면 기본급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사측은 노조가 재차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자 이를 거부했고, 이에 노조는 파업 기간 임금 보전과 임단협 타결 격려금에 대한 조합원 비조합원 차등 지급 등 비상식적인 안을 요구하는 상황까지 다다른 상태다.

조속한 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안팎으로 나오지만 향후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양측의 간극이 커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르노삼성 노조는 큰 틀에서 민주노총과 함께 움직이는데 최근 현대중공업 사태나 노사정 대화 불참 등 민노총이 강경 노선을 이어가는 데다 춘투(春鬪)에 이어 하투(夏鬪) 시즌도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 선임위원은 "르노삼성이 외국 그룹에 속해 있고 현재 협상 단계인 만큼 섣불리 개입했다간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현재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르노 그룹과 피아트크라이슬러(FCA) 간 합병 추진이 무산됨에 따라 그간 한 발짝 물러나있던 르노 그룹이 이제 르노삼성 사태에 집중하게 되면서 강경책을 꺼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달 르노삼성은 올해 세 번째 셧다운(공장 일시 중단)을 예고한 상태다.

이 선임위원은 "현재 흐름이 남 탓으로 돌리는 데에만 치중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무엇보다 서로 대화가 필요하고 더 이상 갈등을 키워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