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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폭등·이사 걱정 그만"…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속도내나

정부·국회·시민단체 "주거권 보장하라" 한 목소리
'30년째 제자리걸음' 이번 국회에 38개 안건 계류

김재환 기자 (jeje@ebn.co.kr)

등록 : 2019-06-03 14:19

30년째 국회에 상정됐다 폐기되기를 반복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이번 회기 내 처리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 시민단체가 한자리에 모였다. 전월세 시장이 안정된 현시점이 법안을 처리하기에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국민의 약 절반에 달하는 세입자의 권익을 높이기 위한 관련법 개정안은 20대 국회에만 38건이나 계류된 상태다.

▲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제9간담회실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촉구 토론회'에 참석한 박홍근 민주당 의원(오른쪽 첫째)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EBN 김재환 기자

3일 서울시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박홍근 의원이 주최하고 참여연대 등 18개 시민단체가 주관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촉구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1989년 이후 국회 회기 내 처리되지 않았던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개정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20대 국회에 계류 중인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임대료 인상률 연 5% 이내의 계약연장을 의무화하고 현행 2년인 계약갱신청구기간을 4년 또는 8년, 10년까지 연장하는 방안 등 38건에 달한다.

개정안의 요지는 현행법상 임대료 인상률이 연 5%로 제한돼 있지만 임대인의 임대료 인상 요구를 임차인이 거부할 경우 계약 연장이 불가능한 허점을 해소하는 데 있다.

2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됐을 때 집주인이 올린 전셋값이나 월세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결국 임차인이 내쫓겨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토부의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 우리나라 무주택 가구 중 거주기간이 2년 이내인 비율은 36.4%에 달했다.

또 평균 거주기간은 자가 가구가 10년 7개월인 반면 보증금 있는 월세 거주자와 전세 거주자는 각각 3년 4개월과 3년 3개월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민간임대주택 비율이 비슷한 독일 세입자의 평균 거주기간이 12년 8개월인 것과 비교해 4분의 1정도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독일과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주택 임대차 계약의 장기 갱신을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을 규제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높은 월세와 잦은 이사 등 집 없는 설움이 끊이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집주인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지 않으냐고 얘기해서 세입자들이 무렵감을 느끼는 경우도 빈번하다"며 "2년이 지나면 계약갱신을 거절하거나 임대료 인상폭을 과도하게 높여도 현행법상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전·월세에 주로 거주하는 저소득·취약계층의 주거복지 증진 차원에서 조속히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발제자인 김대진 변호사는 "무주택자 비율이 높은 소득 하위계층의 주거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민간임대차 시장은 사실상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은 채 시장 논리에 의해서만 작동되고 있어 세입자 보호를 위한 법정 장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 1분위 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이 2006년 19.41%에서 2018년 28.54%까지 높아져 저소득층의 주거비부담이 유독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2분위(12.9%→14.92%)와 3분위(9.52%→11.94%), 5분위(7.11%→7.61%) 등의 소득 대비 주거비 지출 증가폭은 1분위에 비해 크지 않았다.

오히려 월 평균 소득이 300만원 이상인 6분위부터 10분위까지는 소득 대비 주거비 지출 비중이 줄어든 모습이다.

김 변호사는 "무주택 가구의 80% 이상이 임대료와 대출금 상환에 부담을 느끼고 있고 계약만기나 집주인의 요구로 전체 가구의 30% 이상이 이사하고 있다"며 "무주택자의 실질적인 주거안정을 위한 보호장치가 전무한 셈"이라고 말했다.

▲ 소득분위별 가계소득 및 주거비 지출 현황ⓒ통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