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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소수의견, 금리인하 시그널 아니다"

"거시경제·금융안정 종합판단했다"
"금리인하 할 상황, 아직 아니다"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9-05-31 15:25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 방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금은 금리인하로 대응할 상황이 아니"라며 시장이 예상하고 있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다시 한 번 선을 그었다.

이주열 총재는 31일 통화정책결정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동철 위원이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낸 것에 대해 "소수의견은 그야말로 소수의견이다. 금통위의 시그널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날 정부가 언급한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에 대해ㅅ는 "월별 경상수지 흐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월별 계절 요인으로 인해 경상수지 흐름이 바뀌어도 흑자기조 자체가 바뀌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는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올해 네 번째 정례회의를 열고 통화정책방향을 논의한 끝에 기준금리를 현행 연 1.75%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음은 이주열 한은 총재와의 일문일답.

▲오전에 정부에서 4월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언급했다. 정부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예상하긴 했지만 대외건전성 평가에 좋지 않은 영향도 있을듯하다.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 미칠 것 같나.
월별 경상수지 흐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연간으로 봤을때가 중요하다. 4월 배당금 지급이나 관광시즌 도래 등 영향으로 경상수지는 기복이 심하다. 작년 수백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냈는데 지난해 4월 흑자는 14억달러에 불과했다. 4월 특유의 요인으로 경상수지 흐름이 바뀌어도 흑자 기조 자체가 바뀌는 건 아니라고 본다. 월별 지표에 연연하지 말고 전체 흐름, 즉 연간 지표에 더 주목해 달라.

▲시장에 금리인하 기대감 있는 편이다. 월초에 '시장이 앞서나가는 걸로 본다'고 했는데 아직도 같은 입장인가.
종전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지금은 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라고 본다. 앞으로는 수출과 투자의 부진이 어느정도 완화될 거고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에 힘입어 성장흐름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낮은 물가 오름세는 공급요인과 정부 복지정책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반기로 가면서 좀 높아질 것으로 본다. 물가압력이 낮은 건 사실이지만 0%대가 계속 지속돼서 일각에서 디플레이션이 찾아올 수 있다고 우려하는 건 과도하다고 본다.

▲조동철 위원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인하 소수의견은 향후 금리인하의 시그널로 인식되는 경우 있다. 이번에도 그렇게 봐야할까, 아니면 개인의 소신의견인가.
소수의견은 말 그대로 소수의견이다. 한 사람 의견이다. 제가 기자간담회에서 여기에 말씀드리는 것은 금통위 다수의 견해를 대변해서 말씀드리는 것이다. 금통위 시그널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다.

▲금리인하 관련 논의가 환율에 어떤 영향 준다고 보나.
환율은 금리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금리도 영향을 주지만 글로벌 리스크의 변화, 미중 무역분쟁의 전개양상이라고 하는 국제 리스크가 어떻게 바뀌는지, 대외건전성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영향을 받는다. 외환시장에는 수많은 참가자들의 환율 기대가 종합적으로 반영되어서 나타난다. 금리인하 기대에 따른 원·달러 환율 방향성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총재가 인하할 때가 아니라고 했지만 시장은 인하 소수의견 나온 것에 집중하고 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4.1bp 떨어져서 1.7% 정도 거래되고 있다.
소수의견도 나오고 해서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지만, 장·단기 금리 역전이 확대됐고 금리정책에 대한 하나의 예상이 반영이 된 것을 본다. 외국인 채권자금이 많이 들어오면서 수요가 많아진 점 등 수급요인도 같이 작용을 했다.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 시장의 판단이다. 그걸 옳다 그르다 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경기 흐름, 세계경기 흐름에 대해서 우려를 많이 하고 있구나 하고 읽는다.

▲가계부채가 어느 정도나 되면 한은이 덜 신경 쓸 수 있는 레벨인가.
가계부채는 이미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가계부채가 과도하다. 다른 나라처럼 디레버징이 있으면 빨리 해소될 수 있겠다. 금융위기 이후 많은 나라에서 디레버리징도 있었다. 그러나 디레버리징은 경기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반드시 바람직하지도 않다. 가계부채 해결은 단기간이 아닌 장기간 시계에서 해야 한다. 기계적으로 관리한다든가 인솔한다는 건 아니지만 경제주체, 가계부채는 소득이 늘어나는 범위 내에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타겟으로 정해서 시한도 정하고 계획을 하듯이 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경제주체들이 그런 의사결정을 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하는 게 필요하다.

▲현재 금융안정상황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나. 또 통화정책이 경기대응이나 물가안정, 금융안정 중 어떤 측면에서 집중해야 한다고 보나.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최근 둔화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금융안정 상황은 한두 달 내에 단기간 내 해소되는 상황은 아니다. 알다시피, 가계부채가 어떤 지표와 대비해서 보더라도 상당히 과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00% 해당하는 수준으로 높아졌고 가처분소득에 견줘보면 OECD 중 대단히 높은 수준이다. 금융안정 상황은 여전히 유의 깊게 살펴봐야 할 문제다. 어디에 중점을 둔다기보다 거시경제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함께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

▲달러 강세가 외화자금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달러선호가 나타난다. 자연스러운 흐름인가.
외환스왑 시장에서 스왑레이트가 4월중 하락해서 달러의 수요우위가 강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주로 3~4월 중에 거주자 외화예금이 큰 폭 감소함에 따라 일부 은행에서 이를 보충하기 위한 달러화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또 보험사를 비롯한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 투자도 일부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 스왑레이트 하락이 과거 하락폭을 벗어나지 않았고 5월 들어서는 소폭 반등했다. 최근 상황은 우려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최근 대내외여건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시장 상황도 면밀히 살펴보겠다.

▲금리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이 있다.
가계부채 둔화에는 많은 정책효과가 녹아 있다. 기준금리 인하도 영향을 줬을 것이고 대출억제 정책도 작용을 해서 나타난 결과다. 금리가 금리정책이 그런 가계부채에 영향을 안 준다고 볼 수는 없다.

▲미국 상무부에서 통화절하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했다. 재무부는 환율관찰국 대상 요건을 바꿨다.
상무부 발표가 얼마나 영향을 줄지 지금으로선 말하기 어렵다. 구체적 일정이나 방안이 나와야만 분석할 수 있다. 환율관찰국 대상 요건 세 가지 중 두 가지가 바뀌었다. 하지만 한국은 변경된 두 요건 모두에 해당되지 않는다. 주목할 만한 건 이번 환율 보고서에서 한국의 외환시장 개입정보 조치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이 제외될 수도 있다고 발표한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진단하나.
미·중 무역분쟁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빠르면 5~6월에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는데, 미·중이 상호 관세 인상을 발표하기 시작한 이번달 초부터 갈등이 점점 더 고조되면서 장기화되지 않겠냐는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다. 특정 기업에 대한 제재라든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가능성 시사 등을 보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진행되고 있다. 종전에 비해서는 장기화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OECD가 경제성장률 전망치 2.4%로 낮추면서, 최저임금이 2년간 29% 상승한 것이 영향 미쳤다고 했다.
이론은 자명하다. 임금이 오르면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그러나 생산성을 감안해서 올리고 기업이 감내할 수 있다면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최저임금이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 계량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려운데, 최근 보면 도소매 음식·숙박업에는 최저임금 적용 받는 근로자가 많아 고용이 줄고 있다. 최저임금이 고용에 영향을 줬을 것이다. OECD도 그런 점에 주목해서 언급을 하지 않았나. OECD의 언급이 새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가 추경과 같은 재정지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통화정책도 같은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지금 한국은행이 경기가 좋다고 해서 긴축하는 상황은 아니다. 물론 거시정책이 엇박자가 나면 서로의 정책 효과가 반감이 되고 국민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그것이 꼭 같은 시기에 같이 나간다고 하는 것은 생각해볼 문제다. 지금 정부가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정하고 있진 않지만, 통화정책이 여전히 실물경제 지원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조화를 못 이루는 것은 아니다.

▲한은이 근로기준법을 두고 노사간 충돌이 잇었다. 2주 단위 탄력근로제가 노사 합의 사항이라고 보나.
충돌이라고 표현했는데 노사가 합의하다 보면 다연스럽게 디테일한 면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큰 줄기나 방향은 같이 한다고 보고 있다. 저희가 일반적으로 만들고 추진하는건 생각할 수 없다. 한은이 근로기준법 지키지 않을 수 있다고도 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