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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식의 이행저행] 은행의 혁신, 혁신의 은행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9-05-28 14:55

▲ 신주식 금융증권부 금융팀장.ⓒEBN
금융당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인터넷전문은행 인가가 불승인되면서 향후 재추진 방향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교수,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외부평가위원회는 키움뱅크에 대해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사업계획 부족을, 토스뱅크에 대해서는 지배구조와 자본의 안정성 문제를 들어 예비인가를 승인하지 않기로 했으며 금융당국은 이를 수용했다.

사업계획의 부족을 지적당했다는 점에서 키움뱅크는 안일하게 준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키움증권을 주축으로 하나은행, SK·롯데그룹이 뭉친 만큼 혁신성이 부족했다는 외평위의 평가에 대해 키움뱅크 입장에서는 뭐라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올해 3분기 중 예비인가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키움뱅크가 재도전하기 위해서는 남은 기간 외평위로부터 혁신적이라고 인정받을 만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시중은행들도 '디지털전환'을 강조하며 IT 기술을 접목한 혁신에 나서고 있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하나은행은 지난 2월 블록체인 사업의 본격화를 위해 46개 신규 비즈니스모델의 특허출원을 마쳤다.

이어 4월 24일에는 대만 주요 가맹점에서도 '하나머니'로 결제할 수 있는 '하나멤버스 대만결제 시범서비스'를 개시했다. 하나은행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하나머니를 외국 가맹점에서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 서비스를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신용카드로 경조사 등 소액을 송금할 수 있는 '개인간 신용카드 송금서비스'로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된 신한카드는 최근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서 얼굴 인식만으로 결제를 할 수 있는 '페이스페이' 시스템을 선보였다.

KB국민은행도 개인 생체정보인 정맥인증으로 은행거래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시중은행들은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혁신서비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모바일을 넘어 신용카드만으로, 얼굴만으로 금융활동이 가능해지는 현실 속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질 수 있는 차별성에 대한 기준과 의문은 높아지는 상황이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받던 상황과 지금은 눈높이에서 상당한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고 이런 변화는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도 토스뱅크는 외평위로부터 혁신성에 대해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토스뱅크는 키움뱅크에 없었던 혁신성을 가진 대신 키움뱅크에 있는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해서 고배를 마셨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이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남아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데 동의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탈퇴하면서 현대해상, 카페24, 직방 등이 줄줄이 이탈했고 토스뱅크는 비바리퍼블리카를 대주주로 알토스벤처스(Altos Ventures), 굿워터캐피탈(Goodwater Capital), 리빗캐피탈(Ribbit Capital) 등 벤처캐피탈을 새로운 주주로 받아들였다.

이들 벤처캐피탈이 비바리퍼블리카의 우호주주라는 지배구조 문제와 함께 언제 자금이 이탈할지 모른다는 자본 안정성 측면에서 외평위는 토스뱅크의 예비인가를 불허했다. 은행이 금융산업과 국민경제에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하면 혁신성만큼 안정성도 중요하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심사결과는 은행에 대해 혁신성을, 혁신기업에 대해서는 안정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혁신을 추진하는 것은 오는 3분기 중 재추진되는 예비인가 전에 가능할 수 있으나 토스가 한정된 시간에 자본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금융시장에서 혁신에 나서고 있는 시중은행들과 경쟁에 나설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업계에서는 의문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신한금융 자본 규모가 500조원을 넘어서는 현실에서 혁신만으로 얼마나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쉽지않아 보인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이요? 요즘 다들 은행업무는 스마트폰으로 하고 있잖아요. 저도 은행에서 일하지만 내 은행업무 때문에 영업점 방문한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의 말처럼 인터넷전문은행의 혁신성은 희미해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