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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혁신과 그늘下]스마트시티 뉴욕, 관민 합심 '진화'

기업 "격론·고민 통해 단단해진 혁신으로 인간 문명 진화·발전"
전문가 "정부, 혁신 지원하되 경쟁 뒤처진 약자(그늘) 살펴야"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9-05-26 08:57

▲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는 금융혁신을 지원하되 경쟁에서 뒤처진 약자(그늘)를 살펴야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민간 기업은 격론과 고민을 통해 단단해진 혁신을 우리 사회에 제시해 우리 삶을 한층 더 풍요롭게 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EBN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산다'는 미식가의 등장은 인류 문명의 높은 발전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인류 목표가 더 이상 생존 그 자체에 있지 않고, 풍요로운 경험 그 자체를 중시하게 됐단 얘기다.

역사가들은 문명을 크게 바꾼 건 콜럼버스 신대륙 발견이라고 꼽는다. 신대륙 발견으로 개막된 대항해 시대는 인간 식단을 통째로 바꿔놨고, 관련 산업이 촉발됐으며 연쇄적으로 발생한 기술 혁명 덕분에 진화의 산물, 지금 우리 사회를 탄생시켰다고 본다.

우리 인류는 이제 은행점포에서 금융거래를 시작했던 '방문의 시대'를 벗어나 디지털 화면을 통해 예금과 자산을 확인하며 동시에 다른 일도 하는 '유목민 시대'를 산다. 인터넷으로 연결된 세계 국가와 인구가 하나의 마을처럼 소통하고 있는 지구촌에서 한국 금융업은 혁신 앞단을 통한 번영이냐, 뒷단의 그늘을 감안해 속도 조절해갈 것이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이재웅 쏘카 대표 간의 설전은 우리 사회에 혁신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논쟁으로 받아들여진다.

최종구 위원장은 "혁신의 승자가 패자 이끌어야"하며 "(금융당국은) 혁신의 빛 반대편에 생긴 그늘을 함께 살피겠다"고 했다. 이에 이재웅 쏘카 대표는 "혁신에 승자와 패자는 없다"며 "혁신은 우리 사회 전체가 승자가 되는 것"이라면서 혁신을 통한 문명 발전 그 자체가 (인간의) 승리라고 맞섰다.

▲ 뉴욕시 '스마트시티' 혁신에 참여한 관계자ⓒ한국정보화진흥원(NIA)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발간한 'IT & Future Strategy 보고서'는 지난해 세계 최고 스마트시티로 선정된 뉴욕시 공무원이 어떻게 디지털 중심으로 도시행정 혁신에 성공했는지를 담았다. 뉴욕시는 2016년 스마트시티 엑스포 세계총회(Smart City Expo World Congress)에서 최고의 스마트시티로 선정됐다.

총회는 시민들에게 서비스, 인프라를 통해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노력한 것이 최고 스마트시티로 선정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뉴욕시의 '스마트시티'는 정부와 민간 전문가가 합심해 도시를 한걸음 더 진화, 발전시킨 대표 성공 사례로 불린다.

한 예로 뉴욕시는 시민 안전과 불편해소를 위해 복잡하게 얽힌 수도, 전기, 통신망, 가스관 상태를 지하 3D 디지털 지도로 제작했다. 이를 위해 뉴욕시는 47개 부서와 마라톤 협의를 하고 동의를 받는 과정을 거쳤다.

뉴욕시는 민간기업 GISMO와도 협업했다. 이 기업은 뉴욕시로부터 어떤 예산 지원도 받지 않고 수십년간 활동해 왔는데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기반 디지털 지도제작을 위해 6년 동안 뉴욕시를 설득해 해당 작업 착수에 성공한 기업이다. 뉴욕시는 또 스타트업 'Mind my Business'와도 손잡았다. 어플리케이션인 'Mind my Business'는 뉴욕시 소매점 주들에게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뉴욕시의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건설, 교통, 규제 문제, 건강 및 안전 문제, 벌금, 사건, 311(응급전화) 정보 등이다. 뉴욕시는 이 어플리케이션 서비스를 발전시켜 △가입자 지역에서 발생 예정인 이벤트에 대한 일일 알리고 △공중 보건 검사로 인해 벌금 위험에 처할 수 있는 경우에 대한 경고를 했으며 △지역 건설 및 도로 작업에 관한 업데이트도 추가했다.

NIA는 뉴욕시 공무원이 어떻게 일하고 혁신하는지에 대한 벤치마킹을 위해 NIA는 이들 공무원을 대상으로 본질적인 인터뷰를 진행해 시사점 14가지를 도출했다.

이는 △글로벌 선진 기업과 비교한다 △시민 만족 및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사업파트너를) 갑·을 관계가 아닌 전문가로 존중한다 △특히 데이터 분야는 민간 참여가 필수적이다 △이벤트 결과는 꼭 정책에 반영한다 △공공데이터, 개방만으로 끝이 아니다 △생태계는 공공이 아니라 민간영역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지속’은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가 있어 ‘가능’하다 △끊임없는 벤치마킹과 전문 인력 수혈이 필요하다 △규정과 프로세스가 변하지 않으면 적용은 불가능하다 △위기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평상시의 수십 배로 발생한다 △눈에 보이는 증거와 성과보다 설득력 있는 것은 없다 △나이, 성별, 인종에 관계없이 개인의 전문성을 인정한다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도전한다로 정리됐다.

▲ 뉴욕시 수도, 전기, 통신망, 가스관 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모습(뉴욕타임즈), 2016년 뉴욕시는 시민의 안전과 불편해소를 위해 지하 3D 디지털 지도 제작 프로젝트를
추진했다.ⓒ한국정보화진흥원(NIA)

뉴욕시의 혁신의 본질이 '시민'에 있었다는 점에 시선이 주목된다. 보고서는 '뉴욕시 혁신은 디지털 기반 됐지만 기술이 아닌 시민이 중심이 되어 시민 만족과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신기술 해커톤, 작업반 운영을 통해 시민 아이디어를 모아 사업계획에 즉시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뉴욕시 디지털 혁신의 성공 요인으로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지속적인 정책 추진과 데이터를 통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명 및 과감하고 자발적인 민간 참여를 꼽았다.

이같은 뉴욕시의 혁신을 통해 전문가들은 금융의 혁신에도 이같은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정부는 금융혁신을 지원하되 경쟁에서 뒤처진 약자(그늘)를 살펴야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민간 기업은 격론과 고민을 통해 단단해진 혁신을 우리 사회에 제시해 우리 삶을 한층 더 풍요롭게 하는 존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