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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메리츠화재, 보험중개사 마쉬 구경태 전무 영입…'인재 블랙홀'

6월1일자 기업보험 전무로 발탁…새 먹거리 기업보험 시장공략 구상
"기업 고객망 확보와 재보험 컨디션 속속 아는 전문가 필요했을 것"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9-05-23 15:27

▲ 역발상 경영으로 보험 판도를 흔들고 있는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의 파격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상위권 손해보험사로서의 도약을 위해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전문가를 속속 영입하고 있어서다.ⓒEBN

역발상 경영으로 보험 판도를 흔들고 있는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의 파격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상위권 손해보험사로서의 도약을 위해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전문가를 속속 영입하고 있어서다.

앞서 메리츠는 일반(기업)보험 사업 확대를 위해 업계 3위사인 DB손해보험 전문가와 투자은행(IB) 출신 사장을 영입한데 이어 오는 6월 이례적으로 외국계 보험브로커를 기업보험 임원으로 발탁해 시장 공격력을 보강할 방침이다. 극단의 합리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메리츠는 외부 전문가에 대한 문호개방을 더욱 활발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기업보험 시장 확대, 공략을 위해 글로벌 보험중개사이자 리스크자문업체인 마쉬코리아의 구경태 전무를 6월1일자로 기업보험영업 전무 자리에 전격 배치한다. 보험중개사란 기업고객 입장에서 일반보험을 컨설팅해주는 브로커로 보험사와 재보험사 간의 협상으로 기업 조건에 맞게 위험을 분산한다.

구 신임 전무는 KB손해보험 전신인 럭키화재에서 기업보험 업무를 시작해 글로벌 보험중개사인 마쉬의 한국법인 마쉬코리아에서 재보험 중개 업력을 쌓았다. 메리츠화재는 구 신임 전무를 통해 기업보험 시장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구 전무가 메리츠로부터 '만년 5위 메리츠를 3위권 대형 손보사로 함께 키워보자는 원대한 목표로의 동행을 제안 받은 것으로 안다"면서 "구 전무는 원수사(보험사) 시스템과 중개사의 기업고객망, 재보험사 상황까지 두루 마스터한 만큼 메리츠에서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이 풍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구 전무를 발탁한 메리츠의 인사 행보가 이례적인 결정이라고 본다. 보험사 임원이 퇴사 후 중개사로 활동하는 것이 통상적인 커리어 패턴을 감안해서다. 이번에는 외야 현장에서 활동하던 중개사가 손보사 임원으로 뽑힌 경우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상위 손보사로 뛰어오르려는 메리츠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메리츠가 기업보험 시장을 넓히는 과정에서 기존 고착화된 기업보험 관행과 룰을 맞닥뜨렸을 것"이라면서 "기업고객 네트워크와 그들의 기업보험 및 재보험 컨디션을 속속들이 아는 전문가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메리츠의 총매출(원수보험료)은 7조800억원었다. 이 가운데 일반보험(기업영업 포함) 매출은 5000억원 가량이다. 메리츠는 포화 상태인 장기사람보험과 손해율 악화 구조인 자동차보험에서 매달리지 않고 손해보험의 꽃인 일반보험으로 눈을 돌려 새 먹거리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손보업계 5위사인 메리츠는 중위권을 영위하고 있는 현재 상위 손보사로서의 도약을 위해 보험업 문법 파괴를 주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메리츠는 글로벌 투자금융(IB) 골드만삭스 출신인 최석윤 사장을 기업보험 사장직에 발탁해 투자금융인의 DNA를 기업보험에서 활용하고 있다. 송재호 전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서울지점 본부장(자금부 기금운용총괄)을 일반보험 담당 전무로 낙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뿐만 아니라 메리츠는 필요한 인재라면 분야, 동종업계를 막론하고 적극적으로 영입해 '인재경영'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올 초 메리츠는 DB손보 출신인 노선호 전 윌리스타워스왓슨코리아손해보험 중개 이사를 기업보험영업 별도 조직인 스트럭처링 본부장으로 발탁했다. 장홍기 전 DB손보 ICT보험부장은 기업영업대리점 본부장으로 기용했다. 영역 파괴와 과감한 인사 발탁 및 역발상 인사로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재해석함으로써 새 시장을 얻겠다는 구상으로 읽혀진다.

일반보험 공략을 위해 메리츠는 조직도 새로 짰다. 지난해 말 기업영업1부문, 기업영업2부문 등 2개 부문을 기업영업1부문, 기업영업2부문, 채널영업부문 등 3개 부문으로 확대했다. 신설한 채널영업부문은 거점지역인 부산과 대구 등을 중심으로 지방 영역을 공략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메리츠는 최근 일반보험 시장에 제시할 먹잇감으로 오토론 대출채무상환면제보험을 출시해 실험경영을 극대화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메리츠를 '인재 블랙홀'로 부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그동안 상위사보다는 시장 파급력이 작고, 하위사보다는 나은 시장 장악력으로 중위권 입지를 수십년간 유지해왔는데 강력한 이 구조를 뛰어넘기를 원한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메리츠는 영역을 가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야수성 회복'이라는 화두를 제시했다. '현재의 성장에 만족하지 않고 원대한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강렬한 마음을 잊지 않고 계속 도전하는 것이 야수성'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