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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전망 줄하락…'금리인하' 힘 실린다

OECD·KDI 국내 성장률 전망치 2.6%→2.4% '완화적 통화정책' 권고도
기준금리 인하 걸림돌 가계부채 증가폭 감소도 비둘기파에 힘 실을 듯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9-05-23 11:09

▲ OECD에 이어 KDI까지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낮춰 잡으면서 한국 경제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포함한 확장적 재정정책 필요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연합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낮춰 잡았다. 한국 경제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포함한 확장적 재정정책 필요성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은 경기둔화를 이유로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금리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제 악조건을 근거로 한 성장률 전망치 하락이 줄을 잇고 있다. 오는 31일 예정된 통화정책 결정 회의의 소수의견에도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국제기구·신용평가사·연구기관과 글로벌 IB들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 초반대로 낮춰 전망하고 있다.

지난 3월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 3월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낮췄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2.5%에서 2.4%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IB들도 2% 초반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JP모건은 2.7%였던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내렸고, 바클레이스와 호주ANZ도 각각 2.5%에서 2.2%로 조정했다. 심지어 일본 노무라증권(1.8%), 캐피털이코노믹스(1.8%), ING그룹(1.5%) 등은 1%대로 인하 전망했다.

지난 21일에는 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개월 만에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2.4%로 전망했다. 전망치 조정과 함께 OECD는 '완화적 통화정책(an easing of monetary policy)'을 권고했다. 여기에 정부 경제정책을 자문하는 국책연구기관인 KDI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4%로 내렸다.

국내외 기관들이 줄줄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어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이런 가운데 2분기 이후 성장률 회복을 전망하면서 기준금리 관망세를 유지하는 한국은행에 금리인하 압박이 가중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물론 아직까지 한은은 '한국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과 '2분기 경제상황이 곧 회복될 것'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각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가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인 2.6~2.7%를 크게 하회하면서 입장 변화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주요 기관들은 이미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KDI는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으면서 국내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금리 인하를 포함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상반기 경제 전망' 브리핑을 열고 "최근 경제 상황을 판단해봤을 때 다양한 위험요인이 산재해있다"면서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그런 조짐이 보일 경우 금리 인하를 포함해 통화정책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김 실장은 재정정책 역시 확장적인 기조로 운용할 것을 주문했다. 대규모 부양 조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미·중 무역분쟁 등 세계 경제의 하방 위험이 심화함에 따라 국내 경기는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에서다.

그는 "민간에 경기 완충력을 제공하는 차원에서 단기적인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확장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이 같은 KDI의 제안에는 한국의 총수요 증가세가 본격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판단이 배경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실제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내 총소득 증가세가 2017년 3분기부터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 또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지속하고 있다.

수요 부진을 유일하게 떠받치던 민간소비마저 국내 총소득 증가세가 약화하면서 힘을 잃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전년 대비 1.8%에 그쳤다.

통화정책을 조정하지 못하는 주요인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문제도 어느 정도 수그러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리인하 압박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가계부채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기 기준 4.9%로 14년3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잔액 증가폭이 축소된 것은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줄고 기타대출이 감소로 전환된데 따른 영향이다.

실제 지난 1분기 은행권의 신용대출(기타대출)은 전분기 대비 1조4000억원 감소했다. 2015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주택담보대출도 증가세가 주춤해진 모습이다. 특히 지난 1분기 상호저축은행·신협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주담대는 전분기보다 3조5000억원이나 줄었다. 특히 10조원씩 늘어나던 은행의 주담대 증가규모도 7조원 증가한데 그쳤다.

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지표 도입에 따라 상환 원리금까지 대출한도 책정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받을 수 있는 대출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는 게 한은 경제통계국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1분기 국내 가계부채 증가율 지표는 가계 빚 문제를 완화시키는 데에는 통화정책 보다 당국의 대출 규제가 더 효과적이란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결국 그동안 한은의 금리 변동에 우려점으로 작용하던 가계부채 문제도 큰 입김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계부채 증가 우려 퇴색은 물론 경기 둔화와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속하는 상황에 주요 기관들의 전망까지 낮아지면서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선호)에 힘이 실릴 것"이라며 "금통위의 소수 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어느 정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