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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유통·패션에 부는 뉴트로 광풍…왜?

  • 송고 2019.05.13 15:03 | 수정 2019.05.13 15:04
  •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네파 뉴트로 감성 전지현 광고 인기

휠라 어글리슈즈로 부활 성공

백설·진로 옛디자인 패키지 출시

중장년세대와 신세대의 교집합

네파 썸머폴로 프레도 모델 배우 전지현.

네파 썸머폴로 프레도 모델 배우 전지현.

휠라 디스럽터2.

휠라 디스럽터2.

식품, 유통, 패션 등 소비시장에 뉴트로(New-tro) 광풍이 불고 있다. 재출현이 아닌 재해석의 의미를 담고 있는 뉴트로 트랜드는 초스피드 시대에 피로감을 느낀 중장년층에겐 향수를, 신세대에겐 신선함과 재미를 선사하면서 전 세대에 걸쳐 인기를 얻고 있어 관련제품도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뉴트로 트랜드가 가장 잘 반영되고 있는 분야는 패션시장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썸머폴로 프레도의 모델 배우 전지현을 통해 뉴트로 감성의 TV 광고를 공개해 눈길을 사로 잡고 있다.

광고 속 전지현은 썸머폴로를 입고 미니카세트에 흘러 나오는 1980년대 유행곡 런던보이즈의 'im gonna give my heart'를 들으며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거리를 누비고 있다. 네파는 기능성에 초점을 맞추던 기존 아웃도어 광고에서 벗어나 배경음악부터 영상 편집, 스토리까지 펑키하면서 레트로한 영상을 통해 트렌디하고 감성적인 느낌을 선사했다.

썸머폴로 프레도는 폴로티셔츠 형식이지만, 기능성이 한층 개선된 제품이다. 반영구적인 기능성을 제공하는 트라이자 칠(Trizar Chill) 원사를 사용해 착용 시 햇빛을 반사해 시원하고 쾌적한 착용감을 주는 것은 물론, 원사와 땀이 결합 시 즉각적인 흡한속건으로 쿨링 효과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휠라(FILA)코리아는 뉴트로 패션의 대표 주자이자 가장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휠라코리아가 2018년 내놓은 일명 어글리 슈즈로 불리는 '디스럽터2'는 국내에서만 150만 켤레가 팔리며 휠라가 재기하는 발판이 됐다. 미국 신발 전문매체 풋웨어뉴스의 '2018 올해의 신발'에 선정되기도 했다.

사실 휠라코리아는 1990년대까지 인기 스포츠 브랜드였으나 2000년대 들어 주춤하며 한때 파산 위기까지 몰렸었다. 하지만 디스럽터2를 기반으로 한 뉴트로 감성의 제품이 전세계 인기를 끌면서 2018년 매출 2조9600억원, 영업이익 35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7%, 64% 증가했다.

이밖에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의 헤드를 비롯해 정통 청바지 브랜드인 리바이스, 타미힐피거도 뉴트로 감성의 제품과 마케팅으로 신세대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식품업계도 뉴트로 감성에 빠졌다.

CJ제일제당 백설 뉴트로 제품 '백설 헤리티지 에디션'.

CJ제일제당 백설 뉴트로 제품 '백설 헤리티지 에디션'.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CJ제일제당은 1950년대 백설 브랜드의 초기 디자인을 활용한 뉴트로 콘셉트의 한정판 '백설 헤리티지 에디션'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의 근간이 된 설탕을 포함해 밀가루, 참기름, 소금 등 네 가지 제품으로 구성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60년 이상 이어져온 백설 브랜드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대표 요리소재 브랜드로서 새로운 모습을 통해 다양한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기획했다"며 "특히 옛 감성을 흥미롭게 받아들이는 밀레니얼 세대 공략을 통해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소개했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의 원조인 진로를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진로'를 출시했다. 뉴트로 ‘진로’는 70~80년대 패키지 및 라벨을 재현하고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알코올 도수 16.9도로 깨끗하고 순하게 완성했다. 이를 통해 브랜드의 전통성을 계승하면서 젊은 세대들과 소통을 확대해 다양한 소비자층을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뉴트로 감성의 제품 수요가 늘면서 유통업계도 뉴트로 주제의 행사로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복고 의류소재인 데님을 주제로 한 행사를 마련했다. 17일부터 19일까지 백화점 전 점의 게스진 상품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영등포점에서는 10일부터 26일까지 '써머 데님&어글리 슈즈 페어'를 열고 올해 인기 데님 상품과 어글리 슈즈를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7일까지 데님상품 구매고객 수가 지난해 동기간 대비 11.9% 늘었으며 매출도 전년보다 13.5% 신장했다. 특히 이 중 트렌드에 민감한 2030 세대 고객의 데님 상품 수요는 전년보다 39.4% 늘었다.

뉴트로는 복고를 뜻하는 레트로(Retro)와 새로움을 뜻하는 뉴(New)의 합성어로, 단순한 재출현이 아닌 새로움이 가미된 재해석의 의미를 담고 있다.

때문에 뉴트로 트랜드는 중장년층에겐 향수를, 밀레니얼세대로 불리는 신세대에겐 새로움과 재미를 선사하면서 전세대에 걸쳐 인기를 얻는 문화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초 영국의 전설적인 락그룹 '퀸'의 열풍을 일으킨 영화 '보헤미안랩소디'는 퀸 음악을 듣고 자란 30~50대뿐만 아니라 퀸을 접해보지 못한 10~20대의 관람층도 많았던 점은 대표적인 뉴트로 현상으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뉴트로는 옛 것을 그리워하는 기성세대와 초 스피드 시대에 살고 있는 신세대 간의 교집합이기 때문에 일시적 현상이 아닌 필연적인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다"며 "특히 전세계가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패션 유통 식품 시장에선 앞으로 가장 주목하는 트랜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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