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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3기 신도시 조성 전에 '적정 분양원가' 논란부터 풀어야

김재환 기자 (jeje@ebn.co.kr)

등록 : 2019-05-07 14:44

▲ 김재환 기자/EBN 산업부 건설부동산팀
"이거 아직 내 집 아니야. 은행 거야."

잔금 치러도 아직은 내 것이 아닌 집. 은행에 담보로 잡혀 수십년간 갚아야 할 빚을 진 탓에 나오는 눈물 밴 농담이다.

만약 그 빚의 무게가 주택업자의 농간이나 혹은 정부의 무책임함 때문에 유독 더 무거운 것이었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최근 시민단체 폭로에 의하면 우려는 일정 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발단은 분양가격 공시항목 확대 조치다. 국토부는 지난 3월 관련법 시행령 개정으로 공공택지에서 공급하는 주택의 분양원가 산출 근거를 기존 12개 항목에서 62개 항목으로 세분해 공개토록 했다.

이 조치가 처음으로 적용된 곳이 북위례신도시다. 경실련 분석에 따르면 기업들은 총 건축비용에 건설비보다 더 많은 간접비(홍보비 등)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분양가격을 부풀렸다.

이렇게 발생한 부당이득은 북위례 3개 단지의 총 분양면적 27만㎡에서 총 4116억원에 달한다. 어쩌면 수분양자들이 내지 않았어도 될 돈인 셈이다. 물론 업계는 경실련 분석이 자의적이고 과장됐다고 강력히 항변했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분양가 거품 자체를 부인하기에는 옹색하다. 비슷한 공사비로 지은 인근 주택과 비교했을 때 유독 간접비에서만 심각한 가격차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정부의 '내 일 아니오' 식 행정이라고 본다. 논란이 일자 관련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내용은 우리 소관 아니고) 과정상 위법성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다시 말해 해당 지자체에서 분양가격 적정성 심의 절차를 법대로 처리했다면 문제없다는 얘기다. 당연히 지자체는 철저하게 관리·감독했다고 입장을 냈다.

결국 국민 속만 타들어간다. 경실련은 앞으로 분양을 앞둔 3기 신도시와 함께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서울고덕강일, 하남감일지구 등의 공공택지 분양원가 적정성 검증을 이어나가겠다고 예고했다.

국토부는 앞으로 지난하게 이어질 '적정 분양가 싸움'의 매듭을 지어야만 한다. 그래야 갈등으로 인한 입주민과 건설사 간 소송전을 막고 수분양자의 억울함도 풀어줄 것 아닌가. 법만 바꿔놓고 그 뒷일을 나몰라라 해선 곤란하다.

지난해부터 분양원가 공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외쳤다. "바가지 분양가를 비호하는 건 국토부와 지자체의 무능과 무책임"이라고.

여기에 한줄 더. "토지 강제수용으로 터전 잃은 주민들의 눈물과 내 집 마련이라는 우리네 평생 꿈을 배신한 것도 국토부와 지자체"라고 첨언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