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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LG화학 영업비밀 필요없다…강력 법적 대응"

SK "경력직 이동 본인 자율" vs LG "팀원 실명 기술 유출 정황"
전직자 5명 판결 '2년 전직금지 약정위반' 관련…영업비밀 아냐
"경쟁사 근거 없는 이슈 제기 지속하면 법적 대응 등 강력 대응"

손병문 기자 (moon@ebn.co.kr)

등록 : 2019-05-03 09:05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유출'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지난 4월 30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미국법인을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이후, SK이노베이션이 '경력직 영입은 자율'이라는 입장을 표명하자, 5월 2일 LG화학이 'SK의 인력 빼가기는 상식 벗어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3일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제기한 이슈에 대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정면 대응할 것"이라고 표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개발기술 및 생산방식이 다르고 이미 핵심 기술력 자체가 세계 최고 수준이기에 경쟁사의 기술이나 영업비밀은 필요 없다"면서 "LG화학이 주장하는 빼오기식 인력을 채용한 적이 없고 모두 자발적으로 이직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비신사적이고 근거없이 깎아 내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강력하고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LG화학에 경고장을 날렸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가 국내 업체이고 업체간 분쟁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뿐 아니라 우리 기업에 대한 해외시장에서의 평판 저해와 입찰시 불이익을 우려해 정면대응 대신 경쟁사가 자제하기를 기다려 왔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 임수길 홍보실장은 "전기차 시장이 이제 성숙하기 시작한 만큼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업계 모두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밸류체인 전체가 공동으로 발전해야 할 시점에 경쟁사 깎아 내리기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될 것"이라며 "고객과 시장 보호를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한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SK "설계·기술·생산 방식 달라 경쟁사 영업비밀 필요 없다"

SK이노베이션은 "1996년부터 배터리 개발을 시작해 그 동안 조 단위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이미 자체적으로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와 설계 및 생산기술 개발 방식의 차이가 커 특정 경쟁사의 영업비밀이 필요 없다"는 점을 못박았다. 경쟁사가 제기한 '인력 빼오기'를 통한 영업비밀 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한 것.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의 경우, 해외 업체의 NCM 622를 구매해 사용하는 LG화학과 달리 SK는 국내 파트너와 양극재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 SK이노베이션 증평공장 LiBS 생산 모습 [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세계 최초로 NCM 622 기술을 양산에 적용하고 2016년 세계 최초로 NCM 811 기술 개발 및 이를 2018년 양산에 적용한 것은 이러한 기술 연구 개발에 따른 성과"라고 강조했다.

또한 생산 공정방식에서도 전극을 쌓아 붙여 접는 방식(Stacking & Folding 또는 Lamination & Stacking)인 LG화학과 달리 SK이노베이션은 전극을 먼저 낱장으로 재단 후 분리막과 번갈아가면서 쌓는 방식(Zigzag Stacking)을 적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외 배터리 업계에서 유일하게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thium-ion Battery Separator·LiBS) 기술과 생산능력의 차별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면서 "경쟁사 인력을 빼와서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주장은 일체의 근거도 없으며 사실과 다른 허위 주장"이라고 전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인력 채용과 관련 "공개채용을 통해 자발적으로 지원한 후보자들 중 채용한 것"이라며 '인력 빼가기'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가 제시한 문건은 후보자들이 자신의 성과를 입증하기 위해 정리한 자료"라며 "SK 내부 기술력을 기준으로 보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고 모두 파기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경쟁사가 5명의 전직자에 대한 법원 판결을 영업비밀 침해와 연결시켜 주장하는 것과 관련 "이는 전직자들이 당시 경쟁사와 맺은 2년간 전직금지 약정 위반에 대한 판결"이라며 "마치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하고 있는 것처럼 오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 "소송 본질은 고유 핵심기술 등 지식재산권 보호"

지난 달 30일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법인(SK배터리 아메리카) 소재지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2차전지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셀·팩·샘플 등의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를 요청한 상태다.

LG화학은 2017년부터 2년간 전지사업본부 연구개발·생산·품질관리·구매·영업 등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인력을 SK이노베이션이 부적절한 방식으로 빼갔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2차전지 사업은 30년 가까운 긴 시간 동안 과감한 투자와 집념으로 이뤄낸 결실"이라며 "후발업체가 기술 개발에 투자하지 않고 손쉽게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활용하는 것이 용인된다면 어떤 기업도 미래를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LG화학 연구원들이 배터리를 점검하는 모습

또한 LG화학은 "자동차용 전지 사업은 미국 등 해외시장 비중이 월등히 높아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법적 대응을 미국에서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며 "이번 소송의 본질은 당사의 고유한 핵심기술 등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명백히 밝혀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LG화학은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핵심인력을 대거 빼가면서 기술이 유출된 것을 명백히 밝히기 위한 것"이라며 "외국으로 인력과 기술이 빠져나가는 것은 문제이고 국내 업체에 빠져나가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는 주장인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면접 전후와 무관하게 프로젝트를 함께한 동료와 리더의 실명, 상세한 성과 내역을 기술해 개인 업무 및 협업의 결과물뿐만 아니라 협업을 한 주요 연구 인력 정보를 파악하는 것은 어떤 업계에서도 절대 일상적이지 않다"고 LG화학은 반론했다. [손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