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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문제 없다"던 금융위, 한투 발행어음 제재 '탁상공론' 펼쳤나

금융위 산하 법령해석위 SPC 관련 '법인격부인론'에 초점
"핵심 쟁점에서 벗어난 판단" 지적 나와…증선위 판단은?

김채린 기자 (zmf007@ebn.co.kr)

등록 : 2019-04-29 15:13

▲ ⓒEBN

한국투자증권의 불법 발행어음 대출 혐의에 관한 징계안이 내달 8일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다시 심의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 산하 법령해석심의위원회가 한투 징계와 관련해 제대로된 판단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증선위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 한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법령해석위는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사안의 인과관계에 초점을 두기 보다 특정 법의 해석 여부에만 국한해 판단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제재를 두고 법령해석위는 금감원이 특수목적법인(SPC)의 법인격을 고려하지 않아 발행어음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고 오인한 상황에서 제재 수위를 결정했다"며 "법인격을 고려하지 않았다면 이번 제재는 무조건 무효식의 분위기가 만연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법령해석위에 속한 의원들이 법학자들로 구성돼 있던 만큼 한국투자증권 사안 자체에 초점이 가기보단 금감원이 법인격 부인을 검토했는지 유무에만 초점이 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지난달 법령해석위는 "자본시장법상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대출은 위법하지 않다"고 결론냈다. 법인격부인론이란 법인격을 박탈하지 않고 법인격이 남용된 경우 그 회사의 독립적 법인격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회사의 법인격 남용에서 생기는 부작용을 교정하기 위해서다.

국내에선 관련 법조문이 존재하진 않지만 통상 민법 제2조 신의성실 원칙 또는 상법 제 169조가 제시한 회사 의의(상행위나 그 밖의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에 근거한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에 이용된 SPC의 법인격을 인정했고 그를 기반으로 법인격 부인도 검토했다"며 "그러나 법령해석위는 당시 법인격 부인론을 금감원이 고려하지 않았다는 전제가 깔린 상황에서 한국투자증권의 제재 수위를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문제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법령해석위가 금감원 측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고 제재 수위를 결정한 점"이라며 "법령해석위가 법률 전문가로 구성된 만큼 사실관계보다 '법인격부인론을 고려하지 않았다면 이는 무조건 무효'라는 분위기가 만연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종합검사를 통해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SK실트론의 지분 19.4%를 기반으로 TRS(총수익스와프) 거래를 주관하는 과정에서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이 최태원 SK회장에게 흘러가 위법하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이 SPC에 대출을 해줬지만 이 대출 자금으로 최 회장이 SK실트론의 개인 지분을 갖게 돼서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SPC를 설립하고 SPC는 단기채 발행으로 자금 1670억원을 조달했다. 이 자금은 SPC를 통해 최 회장에게 흘러갔다. 금감원은 이를 개인대출로 판단해 불법대출에 해당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