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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강산도 변한다는 10년…'펫티켓'은 제자리

  • 송고 2019.04.18 13:48 | 수정 2019.04.18 13:48
  •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강승혁 기자/금융팀

강승혁 기자/금융팀

"우리 개는 안 물어요"라는 말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다른 개는 물 수도 있지만'이라는 전제조건이 생략돼 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이렇게 세상의 '우리 개'들을 교집합해 나가면 결국 물지 않는 개는 없게 된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신고된 반려견 물림 사고건수는 총 6012건에 달했다. 2011년(245건) 이후 지속 증가해 2017년에는 1408건을 기록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총 2097건의 사고 중 '10세 미만' 어린이들의 사고가 404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장이 작은 어린이들은 머리 및 얼굴 부위를 물리는 경우가 119건으로 빈번했다.

반려견 물림사고는 현재진행형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2016년 2111건, 2017년 2404건, 2018년 2368건 등 개물림 사고는 해마다 2500건을 육박하며 피해를 보는 시민들의 수도 정비례하고 있다.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형량을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한 것도 이런 세태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입주민이 목줄을 한 대형견에게 신체 중요 부위를 물린 사고는 섬뜩하기까지 하다. 피해자는 봉합수술을 받았다. 견주는 경찰 조사에서 "순둥이라 그전까지는 사람을 공격한 적 없었다"고 했다고 한다. 어떻게 사람이 개의 성격을 알 수 있을까. 반려견 전용 MBTI 성격검사라도 받지 않는 이상은 모를 일이다.

이름을 붙이고 가족처럼 돌봐주는 것 자체가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인 가족의 일원이 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 가족이 사회와 잘 어울릴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수적인 돌봄의 과정이다.

반려동물 등록제는 2014년 의무화됐다. 동물의 유실·유기를 방지하는 것은 물론 정확한 개체 수를 파악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3개월 이상의 반려견 소유자는 각 시·군·구청이나 등록대행업체로 인정된 동물병원에 반드시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농림축산검역본부의 '2018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반려견을 등록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49.8%에 달했다. 필요성을 못 느껴서라는 답변이 49.7%로 가장 높았다.

먹이를 주고 돌봐주며 반려동물과 교감을 나누는 것 자체에 공적절차를 거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게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동물 전염병을 방지하고 잃어버린 반려동물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다는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면 반려동물 등록제 동참이 '우리 가족'을 더 아끼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저조한 반려동물 등록률은 우리 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펫보험'의 활성화도 어렵게 하고 있다. 펫보험이 요구하는 최초가입연령(5~7세 이하)에 맞추기 위해 반려동물의 연령을 실제보다 낮춰 가입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똑같은 견종을 여러 마리 키우는 견주들의 경우 반려견들의 식별이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한 마리만 펫보험에 들고 나머지 동물들이 이 보험으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적잖다는 전언이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이로 인해 손해율(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이 불안정할 경우 지속해서 상품을 팔 수 없다. 실제로 2011년 삼성화재, 2013년 메리츠화재가 높은 손해율과 저조한 가입률로 단 2~3년 만에 펫보험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최근 롯데손해보험 '마이펫'을 비롯해 메리츠화재 '펫퍼민트', 삼성화재 '애니펫', 현대해상 '하이펫'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상품을 다시금 판매 중이지만 아직까지 펫보험 활성화는 난망한 상황이다.

보험개발원 보고서를 보면 2017년 기준 국내 펫보험 시장의 연간 보험료는 10억원 규모(2638건)이며 가입률도 0.02%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이 40%를 넘는 스웨덴은 반려동물보험 시장만 4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반려동물을 기른다는 것은 생명을 책임지는 고귀한 일을 하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우리 가족'이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가족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아주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된다. 반려견과 외출할 때에는 입마개를 착용시키는 것부터.

강형욱 반려견 행동전문가는 "위협적인 반려견에게 입마개를 채우는 것은 학대가 아니라 사고를 예방하고 교육을 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8개월만 지나면 2020년이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지난다. '펫티켓'을 준수하는 노력도 한 뼘 더 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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