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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도 '자동화'…RPA 비율 높이고 '고도화' 각축

5대 시중銀 RPA 전행 업무 도입 작업 착수…AI·머신러닝 결합 시스템 개발도
RPA 확대, 인력감축 준비 비판도…"보조 역할일 뿐, 생산성 향상과 직원 투자 개념"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9-04-12 11:08

▲ 시중은행들이 일부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 적용한 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 시스템을 점차 확대하기 위한 고도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연합

시중은행들이 일부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 적용한 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 시스템을 점차 확대하기 위한 고도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은행권은 오는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해야하는 데다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도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단순반복 업무에 오류는 줄이고, 직원들은 좀 더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해야한다는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은 기존 단순 반복 업무에서 대출 심사나 외화송금, 투자상품 관리 등 확장된 RPA 시스템을 잇달아 도입하고 시스템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RPA도입 행보가 가장 빠른 신한은행은 오는 2020년까지 전행 업무에 도입한다는 중장기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ONE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신한은행은 올해는 17억2000만원을 투입해 'RPA 전행 확산 프로젝트2'를 진행 중이다.

이번 2단계 사업을 통해 신한은행은 10개 부서, 15개 과제를 중심으로 RPA 적용에 나선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해 RPA 사업인 'RPA ONE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총 6개 부서, 13개 프로세스에 대해 RPA 적용을 마친 바 있다.

신한은행은 2단계 RPA에서 개인여신 이미지 첨부, 기업여신 심사서류 이미지 첨부, 신용평가 심사 서류, SPC 재무제표 작성 송부, 자동차 등록원부 조회 및 첨부, 부동산 공부서류 이미지 첨부 등을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다.

인공지능(AI)과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ML·Machine Learning) 등 디지털기술을 RPA에 결합해 여신심사 과정의 전문성도 높이는 모습이다.

현재 40여개 업무에 RPA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국민은행도 전행 확대를 위한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최근에는 '머신러닝 기반 기업여신 자동심사'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이 시스템은 기업 고유 재무 및 비재무 요인, 환율, 금리 등 대·내외 변동요인과 여신 신청구분, 채권보전, 미래상환 능력 및 부실화 수준 등을 고려해 차주별 적정 한도를 산출하고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올 상반기까지 자동심사승인 테스트 모형에 대한 개념·기술검증(POC)을 실시하기로 했다. 테스트모형 개발은 비외감 중소법인과 소호(SOHO)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객관화된 재무나 비재무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나은행도 전행 확산을 위한 2차 RPA 구축 사업에 돌입했다. 하나은행은 2차 구축 사업을 통해 일일 주요계수 실적 확인을 지원하는 한편 불법자금세탁 관련 혐의거래(STR) 고위험군의 거래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데이터 추출 등을 자동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달 20일 여신관리, 외환업무, 투자상품 등 총 7개 분야 10개 단위 업무에 대해 업무처리시간의 94%를 로봇이 자동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6%만 사람이 처리하게 되는 RPA 구축 사업을 완료했다.

우리은행은 연내 '기업여신 자동심사 시스템' 도입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업여신 자동심사 시스템은 우리은행 내외부의 빅데이터와 데이터베이스(DB)화한 기업여신 심사역의 노하우를 결합한 시스템으로 기업여신 심사 과정을 자동화한다.

시스템 도입을 통해 우리은행은 개별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채무의 최대금액을 산출하는 한도모형도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모형 적용 시 우리은행은 기업의 비재무 자료까지 활용해 기업의 미래가치를 측정하고 대출 심사에 반영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7월 '원터치기업서류 자동화서비스'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 2월 '기업진단시스템' 등 기업여신 심사 자동화를 위한 사전기반을 구축했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서울 서대문 본부 내에 디지털 워크포스 운영을 총괄하는 'RPA 컨트롤룸'을 구축하고, 가계여신과 기업여신 등 주요 업무에 RPA를 도입한 상태다. 나아가 올해는 재무·내부 통제·외환 등 본점 업무에도 RPA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RPA의 적용 영역이 백오피스에서 프런트오피스로 이동하면 고객서비스 수준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은행권의 주 52시간 근무제도 정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RPA 확대는 업무 신속성과 효율성은 물론 오류를 줄임으로써 리스크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며 "이 때문에 현재 은행권은 단순 업무에서 여신 심사 등 RPA 도입에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업무를 추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RPA 확장 도입에 따라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추진하는 RPA 확대가 전행 자동화가 목표인 것은 결국 인력감축으로 귀결되지 않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그러나 RPA는 기존 인력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칠 뿐 일자리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은행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RPA를 도입하는 것은 자동화를 통한 인력 구조조정이 아니라 업무 생산성 향상"이라며 "임직원이 단순한 작업에 투입하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여 보다 중요하고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근로시간을 줄이면서도 더 몰입해서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하는 일종에 직원에 대한 투자"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