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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시장 M&A 속도…"심사 과정 투명해야"

공정위 "현재 계속 검토 중…추가 자료 보정 요청도"
과기정통부·방통위 "지역성, 공공성이 담보되도록 심사"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9-04-11 16:13

▲ 허은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산업정책과 사무관(오른쪽)이 지난달 15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관문로 정부과천청사 과기정통부 중간소통방에서 박경중 LG유플러스 사업협력담당으로부터 CJ헬로 주식 인수 관련 변경승인 및 인가 신청서를 접수 받고 있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모두 케이블TV 인수합병(M&A)를 위한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3년 전과는 다른 판단을 내릴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공정위 관계자는 11일 "두 회사 모두에게 필요에 따라 자료 보정을 요청하고 있고 현재 계속 검토 중"이라며 "기업의 자료 제출 시간에 따라 심시기간은 달라진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심사는 기본 30일 이내 진행된다. 최대 90일까지 연장 가능하며 자료보정 기간은 제외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옥수수(oksusu)와 푹(POOQ) 통합법인 설립에 대해서는 "지난 9일 정식으로 기업결합심사 요청이 들어왔다"며 "새로운 분야의 결합인 만큼 시간이 걸릴 것이다.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 기업결합 심사에 220일 정도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14일 이사회를 열어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0%+1주를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과기정통부에 CJ헬로 주식 취득과 관련한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최대주주 변경 인가·공익성심사 등을 신청했다.

SK브로드밴드도 지난달 28일 티브로드 합병 관련 임의적 사전심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이 방송 및 통신 산업 분야에 미칠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여 공정거래법령의 규정에 따라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정부의 최정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결과는 이르면 다음달께 나올 예정이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우선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어 승인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공정위다.

공정위는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현 CJ헬로) 결합 심사에서 '불허' 결정을 내린바 있다. 반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3년 전과는 다른 잣대로 판단할 것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최근 LG유플러스와 CJ헬로의 결합 심사에 대해 "3년 전과는 같은 상황이 분명히 아니다"라고 밝힌바 있다. 그러면서 "방통위의 평가와 판단이 공정위의 시장 획정 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유료방송 시장 획정은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시장 획정이란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제한성을 심사하기 위해 시장의 범위를 결정하는 일을 말한다.

공정위가 2016년 불허 결정을 내린 이유는 두 회사가 합병하면 정상적인 경쟁이 제한을 받게 되고 이동통신 시장의 독·과점 폐해도 클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CJ헬로가 케이블TV 사업을 진행 중인 전국 23개 권역 중 21곳에서 1위를 차지, M&A가 성사될 경우 대부분 권역에서 점유율 과반 이상을 차지해 시장 독점의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 방송사업자 인수·합병 공익성 심사제도(안).ⓒ황근 교수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지난달 7일 '2019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78개 권역 SO는 지나치다. 새 사업자가 들어오기 때문에 넓히는 방향으로 새로운 시장 획정 필요하다"며 "시장 획정 재검토를 통한 지역성 구현 문제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조만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존 유료방송 시장 획정 기준인 권역별에서 '전국 단위'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년 전 공정위의 불허 중 핵심사항이었던 78개 방송구역별로 평가한 시장지배력 우려를 전국 권역단위로 변경하면 특정 사업자에 대한 경쟁제한성 우려 역시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유료방송업계는 정부가 M&A 심사기준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동원 언론개혁시민연대 박사는 "당시 공정위의 불허 중 핵심사항이었던 78개 방송구역별로 평가한 시장지배력 우려를 전국 권역단위로 변경할 경우 경쟁제한성·완화 요인 평가, 콘텐츠 수급 계획의 적절성 및 유료방송시장에서의 공정경쟁 확보 계획 적정성 등의 세부 심사기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정위 심사에서 방송의 공익성, 지역성 등과 관련한 조건들이 부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블TV사업자가 타 유료방송들과 달리 지역성과 지역단위 여론 다양성 구현이라는 공적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황근 선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지역성을 담보해야 하는 케이블TV를 지역성과는 거리가 있는 IPTV사업자가 M&A한다는 것은 문제"라며 "정부가 미디어 M&A에 대한 명확한 정책목표와 평가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수합병과 관련된 규제기구가 방통위, 과기정통부, 공정위로 분산돼 있는 것도 비효율적"이라며 "심사주체들이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를 밝히고 심사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공개 청문회 같은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