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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점 경신한 원·달러 환율…향방은?

미·중 무역협상 등 이벤트로 하락 압력 받을 것…"추세적 상승 가능성 낮아"
원·달러 환율, 전날(8일) 하루 새 8원 가까이 급등…1,144.7원에 마감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등록 : 2019-04-09 15:48

▲ ⓒ픽사베이

원·달러 환율의 오름세가 가파르다. 글로벌 달러 강세 속 하루 새 8원 가까이 급등, 1140원대로 치솟으면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의 추세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갈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8일)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8.1원 오른 1,144.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7년 9월 29일(1,145.4원)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 속 1130원 중반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해온 바 있다.

이날의 환율 급등세는 △미국 고용지표 호조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 △노르웨이 국부펀드 한국 채권 매각 결정 등이 주된 배경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3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9만6000명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 조사치인 17만5000명을 상회한 수치다. 달러화 강세의 근거를 다시 제시한 셈이다. 원화약세 (환율상승)의 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배당금 역송금 수요도 환율 상승에 압력을 가했다. 통상 3∼4월에는 대부분 기업들의 배당이 몰리는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역송금하기 위해 달러화를 매수하는 수요가 늘어난다. 이에 따라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원·달러 환율 또한 상승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특히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한국 채권 매각 결정 소식도 환율 상승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요소로 거론된다. 세계 최대 연기금 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채권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채권은 63억 달러(한화 7조1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보유한 170억 달러(한화 약 19조3000억원)규모의 신흥국 국채와 회사채가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급등세에 더해 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되면서 환율 상승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책 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내수 부진에 수출 감소가 겹치면서 국내 경기가 둔화 단계에서 점차 부진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업계에선 환율 급등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여타 신흥국 대비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하에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또 이번 주에는 미·중 무역협상의 고위급 회담을 비롯해 중·유럽연합(EU) 정상회담(9일), 한·미 정상회담(11일) 등의 환율 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대형 이벤트들도 예정돼 있다.

이를 계기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시그널이 이어지면 달러화 강세 압력은 점차 누그러질 수 있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취약한 경제 펀더멘탈과 배당금 송금 수요 등이 원화 약세 요인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추세적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은 아직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재차 유입되고 있고 원화 가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달러화 및 위안화 가치가 제한적 등락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의 상단은 다소 높아졌지만 큰 범위에서 박스권은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미·중 무역협상 결과, 브렉시트 해소 그리고 국내 경기 중 특히 수출 경기의 회복 속도 등이 원화 가치, 즉 원·달러 환율의 추세를 결정하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