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시장획정 '전국단위' 확대…M&A 영향은?

송고 2019.03.13 14:38 | 수정 2019.03.13 14:38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방통위 "케이블TV 78개 권역 지나쳐"

경쟁 동질화 양상…전국 단위 시장 획정시 M&A 인가 긍정적

방송통신위원회가 현재 권역단위 중심의 유료방송 시장 획정을 전국 단위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통신사와 케이블TV 사업자간의 인수합병(M&A)을 앞두고 나온 조치인 만큼 정부의 M&A 인가 결정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방통위는 13일 '2018년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유료방송의 지리적시장은 전년도 시장획정을 유지했다. 하지만 전국사업자인 IPTV 가입자 증가, 전국적 요금 수준의 균일성 확대 등을 고려해 전국시장 기준 사업자별 가입자 비중, 시장집중도를 조사했다.

유료방송시장의 지리적 시장을 방송권역 단위로 획정하되 전국 단위 분석도 병행한 것이다.

앞서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지난 7일 '2019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78개 권역 SO는 지나치다. 새 사업자가 들어오기 때문에 넓히는 방향으로 새로운 시장 획정 필요하다"며 "시장 획정 재검토를 통한 지역성 구현 문제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조만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유료방송 시장 획정 기준인 권역별에서 '전국 단위'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 초 통합방송법으로 불리는 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특히 이 법안에는 케이블TV도 전국사업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케이블TV 광역화'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케이블TV 광역화는 현재 78개로 쪼개져 있는 권역을 전국으로 확대하거나 10개미만으로 축소해 SO간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방통위가 시장획정 기준에 변화를 주기로 한 것은 전국 사업자인 IPTV가 급성장하고 아날로그 케이블TV 가입자가 급감하면서다. IPTV와 위성방송이 전국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늘려가면서 지리적 경쟁이 큰 의미가 없어졌다.

실제 2017년 위성, IPTV 등 전국사업자의 디지털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합계는 전년 대비 1.9%p 증가한 69.4%에 달한다.

시장 집중도도 완화 추세다. 2017말 기준 방송구역별 HHI(허핀달-허쉬만 지수, 각 사업자의 시장점유율 제곱을 모두 합한 값으로 전반적인 경쟁상황을 보여주는 지표)평균은 3130으로 2015년 3244, 2016년 3180 등 하락세다.

78개 방송구역 중 6개 구역만 HHI 4000 이상을 기록, 일부 구역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경쟁이 동질화되어 가는 양상이다.

특히 상위사업자인 KT계열, SK계열, LG유플러스 등이 상대적으로 빠른 점유율 증가를 기록하면서 시장집중도 완화 추세를 유지했다. 전체 78개 방송구역 중 63개 구역에서 HHI 하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시장획정이 바뀜에 따라 통신사 케이블TV 사업자간 M&A 심사조건도 완화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6년 SK텔레콤-CJ헬로비전 M&A 심사에서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를 참고했다. 당시 공정위가 M&A를 불허한 이유는 정상적인 경쟁이 제한을 받게 되고 이동통신 시장의 독·과점 폐해도 클 것이라는 우려에서였다.

당시 공정위는 "기업결합이 이루어질 경우 23개 지역 유료 방송 시장과 이동통신 시장에서 경쟁압력이 크게 감소하고 결합 당사회사들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강화됨으로써 시장에서의 독과점적 구조가 회복되기 어려운 수준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CJ헬로가 케이블TV 사업을 진행 중인 전국 23개 권역 중 21곳에서 1위를 차지, M&A가 성사될 경우 대부분 권역에서 점유율 과반 이상을 차지해 시장 독점의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방통위가 전국 단위로 병행 평가하면 이러한 논란도 사라지게 된다. 공정위도 이를 M&A 인가 심사 때 활용할 수 있는 만큼 M&A 인가에 긍정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오는 15일 과기정통부와 공정위에 CJ헬로 지분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각각 제출할 예정이다. 제출 시한은 18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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