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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엘리엇에 초반 승기…주총 ‘공세 전환’

글래스 루이스.ISS 등 배당건 현대차 손
엘리엇 이사회 장악시도에 후보 부적합성 등 지적하며 적극 대응

박용환 기자 (yhpark@ebn.co.kr)

등록 : 2019-03-13 13:38

▲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과의 대결에서 초반 승기를 잡은 현대자동차그룹이 주주총회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적극적인 공세모드로 전환했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지속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엘리엇의 무리한 현금배당 요구는 힘을 잃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엘리엇이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 추천을 통한 이사회 장악 시도에 대해 현대차그룹이 부족합성을 적극 알리는 등 단호한 대응에 나서고 있어 주총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열리는 현대차 주주총회에 앞서 양대 외국계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는 현금배당에 대해 현대차 안건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놨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와 서스틴베스트도 엘리엇의 배당제안이 지나치게 과도하다며 엘리엇의 주주제안에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현대차 이사회는 보통주 1주당 3000원 현금배당 안건을 제시한 반면 엘리엇은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의 안을 내놓은 상황이다.

글래스 루이스는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을 지급해 달라는 제안에 대해 주주들의 지지를 권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라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경쟁력 향상과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 상당한 R&D 비용과 잠재적 M&A 활동이 요구될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ISS는 “만약 회사가 (엘리엇이 요청한) 특별 배당을 지불한다면 자본금 요구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빠듯해 질 것”이라며 “이러한 고려 사항에 따라 경영진의 제안에 대한 표결을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노조도 엘리엇의 과도한 요구를 제지하는 전선에 가세했다. 12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해 현대차 국내 개별 영업이익은 593억원 적자로 사상 최대 경영위기라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엘리엇은 먹튀 배당 요구를 철회하라”고 발표했다.

다만 이사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글래스 루이스와 ISS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주총에서의 표대결이 예상된다.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 안에 손을 들어줬으나 ISS는 현대차와 엘리엇 양측 제안을 일부씩 수용했다.

ISS는 현대차 이사회가 제안한 윤치원 후보와 함께 엘리엇이 추천한 존 리우, 로버트 랜달 맥귄 후보도 찬성했다.

현대모비스 이사회가 제안한 칼 토마스 노이먼 후보, 브라이언 존스 후보 2명, 엘리엇이 제안한 로버트 앨런 크루즈, 루돌프 윌리엄 폰 마이스터 후보 2명 등에 대해서도 모두 찬성 의견을 냈다.

이사 선임을 둘러싼 의견차가 나오면서 현대차는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보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엘리엇의 이사회 장악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ISS가 찬성한 엘리엇 제안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한 비적합성과 경영간섭을 지적하고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ISS가 찬성 의견을 제시한 현대차 로버트 랜달 맥귄 후보와 현대모비스 로버트 알렌 크루즈 후보의 경우 양사의 경쟁업체에서 현재 근무 중”이라며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랜달 맥귄은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으로 수소전기차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현대차와 직접적인 경쟁관계에 있다.

로버트 알렌 크루즈는 중국 전기차 업체인 카르마의 CTO이다. 올해 현대모비스는 카르마와 거래 관계를 확대할 예정으로 후보자가 거래 당사자인 두 회사 임원 지위를 겸임할 경우 상호 이해상충 가능성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현대차 존 리우 후보는 ICT 분야 경력이 통신사업 부분에 집중돼 있어 자동차 관련 ICT 사업분야에 대한 적정성을 보장할 수 없고 모비스 루돌프 마이스터 후보는 변속기 제조사인 ZF사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나 주로 A/S 부품유통사업에 치우쳐 모비스가 추진하고 있는 미래 자동차 핵심 신기술 집중 전략과는 부합하지 않다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ISS는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일부 엘리엇 제안 후보들에 찬성했는데 기업경영 측면에서 과연 다양성이 이해상풍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라며 “ICC가 이 같은 심각한 문제를 간과한 것 같아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엘리엇 후보들이 사외이사가 될 경우 엘리엇의 입맛대로 배당 확대와 무리한 경영 자료 요구를 해 올 것이 자명해 안정적인 기업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 이사회 안건에 대부분 찬성했다. 사외이사 선임건과 관련해 엘리엇의 제안한 후보를 모두 반대하고 현대차가 내세운 후보에 모두 찬성 의견을 냈다.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를 감사위원으로 선임해 달라던 요구도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양대 의결권 자문사의 찬성률로만 단순 비교해도 회사측이 우세한 상황”이라며 “특히 현금배당과 관련해 회사 이사회 안건에 대한 찬성이 압도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주총도 회사의 지속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