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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잇단 신종자본증권 발행, 리스크 '주의보'

12조 규모 기본자본 부채전환 가능성…은행권 부채비율 한번에 107%p 올라
의견수렴 단계…확정·공표 기간 3~4년 소요될 듯, 기존 분류법 유지 제안도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9-03-12 15:55

▲ 바젤Ⅲ 도입을 대비하기 위해 최근 시중은행들이 자본확충 목적으로 발행 중인 신종자본증권이 부채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리스크 우려 심리가 깔리고 있다.ⓒebn

시중은행들이 바젤Ⅲ 도입을 대비하기 위해 최근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극대화 했다. 자본확충이 목적이다. 이런 가운데 신종자본증권이 부채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시장 전반에 리스크 우려 심리가 스멀스멀 깔린다.

통상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산정 때, 기본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신종자본증권은 은행들이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국제회계기준 변경되면 이미 발행한 증권까지 부채로 전화돼 은행들의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금융상품의 표시 회계기준(IAS32) 개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 IAS32에 대한 토론서(Discussion Paper)에 따르면 종전까지 자본으로 분류되던 신종자본증권은 앞으로 부채로 전환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IAS32는 금융상품을 자본이나 부채로 분류하는 기준인데, 현재 신종자본증권은 주식이 아닌 부채처럼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종자본증권은 대부분 발행 후 일정 시점에서 발행자나 투자자가 콜·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옵션이 행사될 경우 해당 증권은 확정된 원금과 누적이자를 지급하고 소멸된다.

영구채 혹은 30년 만기 이후 재 연장을 통한 발행자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보다는 투자자 입장의 투자상품처럼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대부분 회계분야 관계자들은 회계 기준의 정의상 신종자본증권이 자본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문제는 자본확충을 목적으로 국내 시중은행들이 해당 증권을 잇달아 발행하고 있어 부채로 전환될 경우 부채비율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국내 은행과 금융지주는 총 17곳으로, 신종자본증권 잔액은 각각 8조5186억원, 3조7445억원으로 총 12조2631억원에 달한다.

▲ 이들 증권이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부채로 전환될 경우 금융지주의 부채비율 상승폭은 8.1%포인트 늘어나고, 은행의 경우 107.6%포인트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한국기업평가

이들 증권이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부채로 전환될 경우 금융지주의 부채비율 상승폭은 8.1%포인트 늘어나고, 은행의 경우 107.6%포인트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이 아닌 부채로 전환될 경우 투자 상환에도 문제가 생긴다. 심지어 신종자본증권은 원금손실 위험이 있는 하이리스크 상품인 만큼 높은 금리로 책정돼 발행기관 입장에서는 더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은행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금리는 3% 중반에서 높게는 4% 수준으로 형성돼있다. 일례로 지난 8일 IBK기업은행이 35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조건부 원화 신종자본증권은 5년 콜 옵션(2200억원) 3.09%(국고 5년물+1.20%포인트), 10년 콜 옵션(1300억원) 3.40%(국고 10년물+1.38%포인트) 금리를 보였다.

또 지난달 신한은행이 3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5년 콜옵션, 3.3% 금리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4.4%, 대구은행은 4.53% 수익률을 나타냈다.

특히 이미 발행된 신종자본증권의 대부분이 회계기준 변경으로 자본부적격사유가 발생해 부채로 분류될 경우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 옵션도 부여돼 발행됐다. 발행기관에는 더 부담이라는 얘기다.

다만, IASB의 이번 토론서(Discussion Paper)가 의견수렴 단계인 점을 감안하면, 최종적으로 어떤 부채와 자본 분류 원칙이 채택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판단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기평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제안한 분류 원칙에 따르면 부채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지만, 한국회계기준원이 제안한 원칙에 따르면 기존대로 자기자본으로 분류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회계기준위원회의 해당 개정 작업은 현재 의견 수렴 단계로 향후 기준서 개정이나, 지침 개발 등으로 실제 부채와 자본 분류 원칙이 확정돼 공표되기까지 최소 3~4년의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반영되는 시점도 그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회계기준원은 지난해 11월14일 개최한 제 136회 KAI 포럼 '자본 특성이 있는 금융상품(부제: 금융상품의 부채와 자본분류)'에서 국제회계기준위원회가 제안한 부채와 자본 분류 원칙과 관련해 시기 특성 기준으로 청산시점에만 경제자원을 이전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청구권을 분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