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vs 엘리엇, 주총 앞두고 연일 날선 공방

송고 2019.03.07 12:05 | 수정 2019.03.07 14:23
권녕찬 기자 (kwoness@ebn.co.kr)

국내외서 잇따라 IR 개최 vs 공개 서신·7일부터 대리권 위임장 발송

"엘리엇 요구 관철 어려워···이익 극대화 전략"

현대자동차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오는 22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연일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대해 "과대한 초과자본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배당환원을 요구하는 엘리엇과 중장기 투자 전략과 자금 유동성 확보를 내세우며 이를 반대하는 현대측 간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주총이 2주여 앞으로 다가온 7일 양측은 각자의 논리를 앞세워 주주들에 대한 본격 설득 작업에 나선 모습이다.

현대차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IR(기업설명회)를 개최해 해외 주요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섰다. 7일 오전에는 여의도에서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를 개최한다. 모비스도 이날 투자자 미팅을 진행한다.

엘리엇은 지난달 27일 주주들에게 배당의 필요성을 알리는 공개 서신을 보낸 데 이어 지난 4일 의결권을 대리행사하겠다고 주주들에게 요청했다.

엘리엇은 이날부터 의결권 대리행사를 위한 위임장을 주요 주주들에게 발송한다. 전날에는 법률대리인도 선임했다. 국제분쟁 해결과 인수합병(M&A)를 전문으로 하는 법무법인 케이엘파트너스(KL Parnters)다. 이를 두고 법적으로 미진한 부분까지 체크해 최대한의 이득을 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엘리엇은 현대차 보통주 1주당 21,967원의 배당을, 현대모비스 보통주 1주당 26,339원의 배당을 요구하고 있다. 총 배당 규모는 각각 5조8000억원, 2조5000억원 등 8조3000억원이다. 엘리엇은 현대차 지분 2.9%, 모비스 지분 2.58%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는 1주당 3000원, 모비스는 4000원이 적합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향후 연구개발과 미래기술 분야에 총 45조대 투자와 더불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14~15조원의 필수 유동 자금 확보를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2일 주총에서 양측안을 놓고 표대결이 벌어질 전망인 가운데 업계에서는 엘리엇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분위기다. 이같은 과도한 요구는 이익 극대화를 위한 엘리엇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위원은 "수익성 극대화가 지상 목표인 해지펀드가 무리한 요구에 따른 일정 부분 양보로 이익을 받아내는 전략인듯 보인다"며 "아직 현대차에 대한 우호 세력이 많아 엘리엇이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단기 수익을 노리는 주주들이 얼마나 엘리엇에 동조하느냐에 따라 향후 긴장감이 생길 수도 있다"며 "하지만 현재 자동차 시장과 장기적 경쟁력을 감안한다면 엘리엇 요구가 관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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