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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운수권 확보한 LCC…'서열 대란' 부를까?

운수권 딴 제주항공·이스타·에어부산 '호재'
티웨이·진에어 노선경쟁력 뒤쳐져 '적신호'

이혜미 기자 (ashley@ebn.co.kr)

등록 : 2019-02-28 15:41

▲ 국적 LCC 6개사 항공기. ⓒ각사

올해 국제운수권 배분 결과가 저비용항공사(LCC)업계의 '서열 대란'을 불러올 지 관심을 끌고 있다.

주요 노선을 확보한 항공사와 그렇지 못한 항공사 간의 운명이 갈리면서 업체 간 판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25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을 열고 논의를 거쳐 '2019 국제항공 정기운수권' 배분 결과를 발표했다.

LCC업계는 관심이 모였던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은 놓쳤지만 주요 노선을 품에 안으면서 성장을 위한 발전동력을 마련하게 됐다.

먼저 제주항공은 부산~싱가포르(창이) 노선을 확보했다. 코타키나발루, 방콕, 치앙마이 등에 이어 중장거리 노선을 확보한 제주항공은 LCC업계 1등을 넘어 대형항공사와의 경쟁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틀을 닦았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대규모 기단 확대와 지방발 노선 선점을 통해 창립 13년만에 매출 1조원 시대를 열며 LCC업계의 독보적인 1위로 위상을 공고히 했다.

이달 초 기단을 40대까지 확장한 제주항공은 올 연말까지 45대의 기단을 갖출 예정이며 오는 2022년부터 '5조원 빅딜'의 B37 MAX 기종 50대를 순차적으로 인도받게 되면 기재 경쟁력과 운영 원가 측면에서도 기존 LCC를 뛰어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제주항공의 이같은 사업 확장은 LCC업계와의 초격차를 벌이면서 대표 국적 항공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전략이다. 올해 제주항공이 집중하는 안전운항체계 고도화, 인천공항 유료 라운지 오픈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 항공업계 내 제주항공의 위상은 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항공은 이번 싱가포르 노선 확보를 기점으로 대형항공사와 프리미엄 수요를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제주항공은 FSC 항공사의 비즈니스석의 혜택을 담은 '뉴 클래스' 도입을 예고했다. 올 4분기부터 운용될 뉴 클래스는 앞뒤, 그리고 좌우 간격을 넓힌 새로운 형태의 좌석이다.

해당 좌석에는 △사전 좌석 지정 △리프레시 포인트 추가 적립 △우선 수속과 탑승 △무료 수하물 추가 △기내식과 음료 제공 △라운지 이용 등의 기존 유료서비스의 기본 제공을 검토하고 있어 '비즈니스급' 서비스를 원하는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주항공과 함께 부산발 싱가포르 노선을 손에 넣은 '서열 5위' 이스타항공도 신기재를 중심으로 한 올해 사업전략에 빛을 발하게 됐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B737 맥스 8 기종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부정기편을 띄우는 등 선제적으로 운수권 확보에 공을 들였고 이 운항 경험을 토대로 해당 기종을 투입한 취항 준비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차세대 기종을 투입하는 중거리 노선 운영은 원가 절감 및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돼 타 경쟁사 대비 높은 비용효율성의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맥스8 기종 2대 보유중이며 연내 4대를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올해 상장 계획도 알짜노선 확보를 호재로 청신호가 켜졌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LCC 중 5번째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 노선 운항으로 경쟁사 대비 수익 노선 확보도 한발 앞서게 되면서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4위 에어부산은 부산-창이 노선은 놓쳤지만 부산발 몽골노선을 운수권을 주 1회 추가로 확보하면서 '숨은 승자'가 됐다. 부산발 몽골 노선을 독점으로 운항해온 에어부산은 단독 운항으로 노선 경쟁력을 유지했다.

또한 꾸준히 여객 수요가 높은 필리핀 마닐라 노선도 주 950석 규모로 확보하면서 김해공항의 '맹주' 자리를 지키고 티웨이항공에 재역전하기 위한 기회를 잡았다.

반면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이번 '운수권 전쟁'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경쟁에서 밀릴 위기에 처했다.

진에어는 사실상 운수권 배분에 참가하지 못하면서 주요 노선을 놓치게 됐다. 지난해 8월부터 신규 노선 취항 및 항공기 도입, 부정기편 취항이 막힌 상태다. 국토부는 진에어가 경영문화 개선 방안 등이 제대로 이행된다고 판단될 경우 제재조치를 해제할 방침이다.

진에어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제주항공과 함께 'LCC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지만 국토부 제재가 이어지면서 사업 확장이 무기한 멈추게 됐다.

라이벌 제주항공은 40호기 도입을 마쳤지만 진에어는 27대에 그친다. 2020년까지 38대 기단을 만들겠다는 기존 계획이 틀어지면서 기단 차이가 커졌고 뒤따르는 티웨이항공에게 역전 당할 처지가 됐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말까지 30대 기단을 갖출 계획이다.

아울러 진에어가 국적사 중 유일하게 독점 운영했던 조호르바루 노선도 싱가포르 노선이 늘면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조호르바르는 싱가포르에서 기차, 버스 등 대중교통을 통해 이동하기 쉽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 비해 관광 자원이 부족한 것도 이유다.

부산-싱가포르 노선 확보에 '올인'했던 티웨이항공도 해당 노선을 놓치면서 뒤쫓아오는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에 추격을 받게 됐다.

동시에 올해 맥스 8 도입과 장거리 진출을 발판으로 한 2위 도약에도 힘이 빠졌다. 2위 진에어와의 지난해 매출 차는 2800억원 수준으로 전년보다 격차를 줄이고 진에어의 제재를 틈타 기세를 올리고 있었지만 중거리 취항이 좌절되면서 아쉽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운수권은 항공사의 사업을 책임질 최대 자산"이라며 "운수권 확보 여부에 따라 한해 사업 계획이 좌우될 수 있으며 타 항공사와의 경쟁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는 만큼 이번 결과에 따라 업체들의 전략 수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