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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원가 공개 늘린다는데…집값은 오를까? 내릴까?

정부 "적정 가격에 주택공급 이뤄질 것"
업계 "규제에 따른 분양물량 감소…주택시장 안정화 한계"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등록 : 2019-02-28 11:36


분양가 공시항목을 대폭 늘린 주택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다음달 중순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분양원가를 공개해 적정 가격에 주택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인 반면 업계에선 오히려 주택가격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공공택지 내 공동주택의 분양가 공시항목을 현행 12개에서 62개로 확대하는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오는 3월 중순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최근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개정안은 조만간 법제처 심사와 고시를 거친 뒤 3월 중순 입주자모집공고를 시작하는 아파트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분양원가 공개를 통해 현재 시행 중인 분양가 상한제의 실효성을 높이고 적정 가격에 주택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개정안 시행이 공사비 절감에 따른 아파트 품질 저하, 시세보다 낮은 '로또 청약' 부작용, 분양 물량 축소 등으로 이어져 주택시장 안정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007년 도입된 분양가 공개…분양가상한제 등 규제 겹치며 물량만 감소

분양원가 공개는 소비자의 알권리, 건설업계의 투명성 확보, 주택가격 안정화를 위해 지난 2007년 처음 도입된 제도다. 당시 급등한 주택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규제 방안이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택경기가 가라앉으면서 2012년부터는 공개 범위가 다시 축소되고 민간아파트의 원가 공개는 폐지하는 등 제도의 의미가 사실상 퇴색됐다.

2007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서울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이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가 함께 시행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분양가 공개, 상한제 등 규제 여파로 건설사들의 분양물량은 빠르게 감소하기 시작했다. 제도 시행 전인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전국 평균 분양물량은 29만가구 수준이었으나 2006년부터 2009년까지는 24만5000가구로 감소했다.

특히 서울은 재건축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2008년 이후 월 평균 분양물량이 2470가구로 급감했다. 2002~2005년과 비교하면 평균 60% 급감한 수준이다.

◆분양가 하락 효과는 기대…주택시장 안정화는 "글쎄"

▲ 아파트 분양원가 관련 정책과 주택가격. ⓒKB국민은행

업계에선 원가 공개로 분양가는 소폭 하락할 수 있지만 이것이 주택시장 안정화로 이어지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한다.

KB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주택가격 상승에는 분양원가 이외에 다양한 요인이 있다"며 "특히 전체 주택시장에서 분양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분양가 하락이 전체 주택가격 안정화를 견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계획대로 분양원가 공개항목이 62개로 확대되면 지난 2007년 수준으로 규제가 강화되는 것이다. 특히 공사비 공개항목은 기존 5개에서 51개로 확대된다.

때문에 시공사가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 하도급 비용을 줄여 주택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 책정으로 '로또 아파트'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분양원가 공개가 민간 아파트까지 확대될 경우 '로또 청약' 기회로 작용해 청약시장이 과열 현상이 다시 등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원가 공개에 대한 건설업계 반발이 큰 상황에서 향후 민간택지 아파트로 적용이 확대되면 분양물량 감소로 이어져 오히려 집값 급등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분양가 공개를 꺼리는 이유는 영업이익, 영업기밀, 노하우 등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며 "분양물량이 감소하면 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