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롤 챔피언스 코리아(LoL CHAMPIONS KOREA) 우리카드'(위), 하나카드 '넥슨 메이플스토리 체크카드'.ⓒ우리카드, 하나카드

10여년 전 PC게임 이용자 층의 주류였던 초등·중학생들이 어느덧 대학원에 갈지 득실을 따져보고 연말정산에서 얼마를 환급받을지가 중요한 사회인이 됐다. 게임을 즐기면서 금융활동이 활발한 이들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한 카드업계의 전략이 '게임특화 카드' 출시 릴레이로 이어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카드는 이달 18일 '롤 챔피언스 코리아(LoL CHAMPIONS KOREA) 우리카드'를, 하나카드는 21일 '넥슨 메이플스토리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며칠 간격으로 카드사들이 이처럼 게임업종 카드를 연이어 선보인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롤 챔피언스 코리아 우리카드는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와 우리카드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롤을 즐기는 고객층이 대부분 10~30대 남성임을 감안 이들이 선호하는 업종을 위주로 혜택을 탑재했다.

신용카드는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 이용금액의 최대 1% 청구할인, 전월 이용금액에 따라 S-OIL, 현대오일뱅크에서 리터 당 최대 100원을 할인해 준다. 이외에 대중교통과 스타벅스, 폴바셋 10% 청구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체크카드는 유스(Youth) 소비 패턴을 겨냥한 혜택을 담았다. 패스트푸드, 베이커리, 어학, 영화관, 편의점 및 드럭스토어, 온라인몰에서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 △스타벅스 20% 할인(사이렌오더 포함) △대중교통 2000원 할인 △통신요금 3000원 할인 혜택도 있다.

상품 출시 기념 이벤트도 준비했다. 롤 챔피언스 코리아 우리카드(체크)를 발급받고 신청일 기준 내달 10일까지 Riot Point(RP, 스킨 및 챔피언 구매전용 게임캐시)를 첫 결제하면 선착순 1만명에게 챔피언 및 스킨(롤 인기 캐릭터 5종 및 의상) 쿠폰 1종을 랜덤으로 제공한다.

다양한 카드혜택을 비롯해 롤 유저를 겨냥한 이벤트로 초기 반응이 호조세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아직 수량은 꽤 있으나 쿠폰을 받으려면 체크카드 신청일이 빠른 사람 기준으로 이벤트 적용이 되는 만큼 빠른 카드 발급이 필수"라며 "초기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하나카드는 국내 최대 게임업체인 넥슨과 함께 메이플스토리 게임을 즐기는 고객들을 위한 넥슨 메이플스토리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핑크빈, 예티, 슬라임, 돌의정령 등 메이플스토리의 캐릭터가 새겨진 넥슨 메이플스토리 체크카드는 넥슨캐시를 온라인사이트(모바일 제외) 넥슨닷컴 및 메이플스토리에서 충전할 경우 충전금액의 15%를 월 3회까지 제공한다.

또한 대중교통(버스, 지하철) 월 3만원 이상 이용 시 5%, 택시 건당 1만원 이상 이용 시 5%, 11번가·옥션·G마켓에서 건당 3만원 이상 이용 시 5%, 스타벅스·이디야커피·CU GS25·다이소에서 건당 1만원 이상 이용 시 5%를 캐시백한다. 캐시백 혜택은 지난달 이용실적에 따라 20만원 이상 30만원 미만 시 5000원 한도, 월 30만원 이상 이용 시 1만원 한도로 제공된다.

메이플스토리 체크카드 출시를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체크카드를 4월 30일까지 발급받은 고객 중 선착순 1만명은 게임에서 사용 가능한 '3만 메이플 포인트' 교환권 및 '하나로 모여볼까?' 의자를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의 게임 제휴카드 플레이트 이미지.ⓒ신한카드

신한카드는 보다 앞서 게임 제휴카드 라인업을 구성했다. 2017년 △넷마블 신용/체크카드 △메이플스토리 체크카드 △리니지M 신용/체크카드 △엔씨소프트 신용/체크카드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등 주요 앱마켓에서 이용금액의 5~10%를 할인해주는 혜택이 특징이다.

더욱 거슬러 올라가면 신한카드의 게임특화 카드 출시는 연원이 깊다. 신한카드의 전신인 LG카드가 LG캐피탈로 사명을 쓰던 시절, 2000년 출시한 '조이시티' 전용 신용카드가 대표적이다. 1998년 개발된 RPG게임 '워바이블', 1999년 '레드문' 이용료를 10% 할인해줬다.

이들 게임특화 카드는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에게 보다 더 특화된 만큼 일반적인 범용카드보다는 발급량이 낮을 수밖에 없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게임카드는 초반에 신청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마케팅 효과가 사라지면 발급량이 저조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카드사들이 최근 게임특화 카드를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은 보편적으로 PC게임을 즐겼던 예전 10대 세대들이 현재 20~30대로 성장하면서 게임시장의 볼륨이 커졌기 때문이다. 넥슨은 2018년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 성장한 9806억원(약 984억엔)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치다.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로 견인한 해외 사업 매출이 주효했다.

넥슨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메이플스토리의 유저 연령대는 19~24세가 39.47%로 가장 많았고, 25~29세가 18.98%로 두 번째로 높았다. 18세 이하 청소년층은 13.07%였다. 카트라이더 또한 19~24세 유저가 전체의 32.11%를 차지하며 20대 유저층이 핵심이었다.

카드업계로서는 이들 게임을 즐기는 2030세대가 일부 마니아층이 아닌, 보편성을 띄면서 쏠쏠한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요 타깃층인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요즘 PC방에 가면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는 2030분들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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