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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상승' 우려없다는 은행권, 대손비용률이 '부담'

8년만에 연체율 상승 전환…자산건전성 우려 없지만 수익성은 타격
경기부진·대출규제에 기업·가계 연체율 상승, 대손비용 확대 불가피

이윤형 기자 (y_bro_@ebn.co.kr)

등록 : 2019-02-18 11:03

▲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온 은행권의 원화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말 상승세로 전환됐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아직까지 우려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지만,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시기에 연체율 상승에 따라 은행은 대손 비용률까지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연합

지난 2012년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온 은행권의 원화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말 상승세로 전환됐다. 경기 둔화 우려에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아직까지 우려할 수준은 아리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다만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은행권으로서는 부담이다. 대출 증가폭이 이전에 비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연체율 상승에 따라서 은행이 대손 비용률까지 높여야 하는 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 12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0.40%로 전년 대비 0.04%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2012년 12월 0.88%를 기록한 이후 12월 말 기준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으나 작년 처음으로 상승한 것이다.

전달보다는 0.2%포인트 하락했다. 원화 대출 연체율은 계절성을 띠는 것이 특징이며, 분기 시작 후 2개월 동안 상승 추세를 보이다 분기 말 급락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절성을 제거한 3개월 이동평균 연체율은 0.53%로 전년 동월 대비 0.08%포인트나 늘어났고, 장기 추세를 나타내는 12개월 이동평균 연체율도 0.53%로 0.04%포인트 증가했다.

차주별로 보면 기업 부문 연체율이 0.5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6%포인트 상승을 기록했다. 이 중 대기업은 0.73%로 0.3%포인트 올랐고, 중소기업은 0.49%로 0.01%포인트 늘었다.

가계대출 연체도 증가세를 기록했다. 가계 부문 연체율은 026%로 같은 기간 0.03%포인트 증가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18%(+0.01%포인트), 가계일반 연체율은 0.43%(+0.05%포인트)를 기록했다.

기업과 가계 대출 연체율이 모두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아직은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은행의 구조적인 자산 건전성 악화는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유승창 KB증권 연구원은 "경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및 분기효과를 제거한 3개월 이동평균, 12개월 이동평균 연체율 추이를 볼 때 은행 대출자산의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자산 건전성 악화 우려는 시기상조로 판단되지만, 은행의 수익성은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부진 여파에 위험 관리 부담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상존하는 상황에 연체율 상승에 대손 비용률은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대출 규제를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최근 은행업 보고서를 통해 "올해 주택담보대출 등 규제가 강화돼 가계대출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수익성 악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가계대출 증가세에도 이미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571조3798억원으로 한 달간 1조163억원 증가한 데 그쳤다. 지난해 12월 당시 증가분(4조161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 기업과 가계부문의 연체율이 늘어난 만큼 대손 비용률 상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승창 연구원은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및 대출 증가율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소기업과 가계 일반대출에서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지난해 대비 올해 은행권의 대손 비용률은 소폭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경기 침체에 대비해 시중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연체율과 대손 비용 상승 우려가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