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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분 없어진 유료방송 합산규제…OTT는?

LGU+, CJ헬로 인수에 SKT·KT도 케이블TV 물색
글로벌 미디어 환경 변화로 '합산규제' 도입 힘 잃어

황준익 기자 (plusik@ebn.co.kr)

등록 : 2019-02-15 15:29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를 결정하면서 유료방송 시장 재편의 신호탄을 쐈다.

SK텔레콤, KT의 케이블TV 인수 움직임도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이제 시장 점유율 규제가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15일 국회 및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5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과방위는 지난달 22일 KT가 위성방송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를 팔지 않는다면 합산규제를 재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KT가 KT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게 이유였다.

합산규제는 KT를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IPTV와 케이블TV에만 적용되던 규제에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을 포함, KT의 IPTV와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를 합산해 3분의 1을 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합산규제 일몰로 KT스카이라이프는 규제를 받지 않고 가입자를 확대할 수 있다. 반면 케이블TV와 IPTV 사업자들은 시장점유율 규제를 여전히 받고 있다. 합산규제는 2015년 6월 도입, 지난해 6월 일몰됐다.

따라서 합산규제가 재도입될 경우 KT스카이라이프로 하여금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한 KT는 협상조차 나서지 못하게 된다.

우선 KT는 국회에서 KT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며 분리까지 거론하자 KT는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케이블TV 인수는 중단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다만 KT 자체에서 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은 열어 놨다.

최근 넷플릭스로 대변되는 해외 콘텐츠사업자들의 공세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등 시장상황이 급변하면서 과방위에서도 선뜻 합산규제를 재도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유료방송업계도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이를 통해 콘텐츠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합산규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여기에 과기정통부는 시장점유율 규제도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

국회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KT가 딜라이브 같은 케이블TV 회사를 인수하는데 제약조건이 없어지게 된다.

특히 2016년 CJ헬로 인수에 실패한 SK텔레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2위였던 SK브로드밴드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로 3위로 내려앉게 됐다.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 지난달 3일 한국방송회관(양천구 소재)에서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훈 SBS 사장(왼쪽부터)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SK텔레콤
SK텔레콤이 딜라이브를 인수하더라도 점유율은 약 20%로 여전히 3위이다. 딜라이브에 티브로드 추가 인수설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딜라이브의 경우 매각이 시급한 입장이다. 딜라이브는 2007년 PEF(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맥쿼리프라이빗에쿼티 등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한국유선방송투자(KCI)에 매각됐다.

이 과정에서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채권단에 인수 자금을 빌렸고 2016년 인수금융 만기를 3년 연장했다. 대출 만기(오는 7월)를 또 다시 연장하기란 쉽지 않다. 매각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했기에 타사의 케이블TV 인수가 촉발될 것이고 산업은 3강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서비스 요금, 가장 높은 마케팅 비용을 부담하는 한국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가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합산규제 논의와 함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유료방송 규제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대표 발의한 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통합방송법안)은 OTT를 유료방송에 포함시키면서 실시간TV를 제공하는 유료서비스는 등록제, 유료 VOD 서비스는 신고제로 규율하도록 했다.

실시간TV를 제공하는 국내 방송사 및 통신사 제공 OTT는 강화된 규제 대상이 되고 넷플릭스, 유튜브 등 대형 글로벌 서비스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규제 또는 방송규제를 받지 않게 된다.

업계는 통합방송법안 OTT규제의 문제점으로 △국내·해외사업자 규제 역차별 심화 △유료방송 동일규제 근거 희박 △사업 지원 없는 과잉규제 △OTT간 규제 형평성 문제 등을 꼽는다.

이희주 POOQ(푹) 본부장은 "유럽의 경우 미국 OTT서비스로부터 자국 산업 보호 관점에서 규제를 진행해 온 반면 이번 통합방송법안은 토종 서비스 성장만 가로막게 될 것"이라며 "규제 보다는 진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