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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 2700억 과징금 불복 소송 사실상 패소

대법원, "경쟁사 시장진입 막아"…10여년 '소송전' 종지부
'LG 리베이트 과징금' 처분만 재심리 취지로 파기환송

조재훈 기자 (cjh1251@ebn.co.kr)

등록 : 2019-02-12 16:50

▲ ⓒ퀄컴
세계 최대 모바일칩 제조사인 미국 퀄컴이 차별적 로열티와 조건부 리베이트 등의 불공정 행위를 국내 단말기 제조사에 자행했다는 이유로 부과된 과징금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했다. 공정위 처분 이후 10년 만의 판결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는 퀄컴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 특허기술을 보유해 사실상 100%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퀄컴이 로열티와 리베이트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를 남용했다는 판결을 내렸다.

퀄컴은 2004~2009년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에 경쟁사 모뎀칩을 사용할 경우 CDMA 사용료(로열티)를 더 많이 내도록 했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는 이들 회사가 일정 비율의 모뎀칩을 퀄컴에서 구매하면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공정위는 2009년 7월 퀄컴에 시정명령과 함께 273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퀄컴은 이듬해 2월 소송을 냈다. 공정거래법은 시장점유율이 50% 이상인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재판부는 "경쟁사업자와 거래하지 않기로 하는 구속적 약정이 체결된 경우와 단순히 거래하지 않으면 일정한 이익이 제공되는 경우는 차이가 없다"며 "시장 봉쇄 우려가 크고 그 효과가 미치는 범위 등을 고려할 때 퀄컴 행위를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로 본 공정위 조치는 적법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LG전자에 제공한 RF칩(무선송수신칩) 조건부 리베이트 부분만 퀄컴 승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퀄컴이 2000~2009년 LG전자에 RF칩 조건부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서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RF칩 조건부 리베이트를 제공하던 기간 중 2006~2008년 LG전자의 국내 CDMA2000방식의 휴대폰 판매시장 점유율이 21~25%에 불과했고 퀄컴의 국내 CDMA2000방식 RF칩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대폭 하락하는 등 최소 40%의 시장봉쇄 효과를 인정하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에서 퀄컴이 패소함에 따라 공정위와 퀄컴 간 진행중인 1조300억원 규모의 과징금 불복 소송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 퀄컴에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추가 부과했고 퀄컴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양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과 법무법인 세종 등 대형로펌을 동원해 10여년 동안 소송전을 벌여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