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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거래세 폐지' 임박…홍남기 찬성에도 논쟁 '팽팽'

정치권·금융당국 중심 거래세 인하·폐지논의 급물살…기재부도 입장 전환
과거 증권거래세 조정 당시 거래대금 등 증시 변화 없어 일시적 효과 우려

이형선 기자 (leehy302@ebn.co.kr)

등록 : 2019-02-12 14:37

▲ ⓒ픽사베이

최근 정치권과 업계,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증권거래세 인하 및 폐지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그 효과를 둘러싼 찬반논쟁이 여전히 거세다.

세율 인하에 따른 거래 활성화로 증시 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긍정론과 세수 감소 및 제한적인 효과를 우려하는 부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입장이 엇갈려서다. 민심을 얻어야 하는 정치권은 증권거래세 폐지에 앞장서고 있다. 증권가에 활력을 줄 수 있어서 금융당국도 동조한다. 그러나 안정적인 세수 확보가 중요한 기획재정부 실무진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홍남기 부총리와는 사실상 의견이 다르다. 이렇다보니 원론에는 찬성하면서도 각론에서 딴지를 걸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치권·업계·금융당국이 증권거래세 인하 및 폐지에 뜻을 같이 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우선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증권거래세 인하 및 폐지에 찬성의 뜻을 밝히고 있다.

현재 국회에 증권거래세를 5년간 점진적으로 인하해 5년 후엔 완전히 폐지하자는 소득세법 개정안 등이 발의된 가운데 시장 활성화를 명목으로 한 거래세 축소·폐지 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폐지 논의에 불을 지핀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중 증권거래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놓고 정부와 당정협의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금투업계 역시 증권거래세 폐지 시 거래대금 증가로 증시가 부양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거래세 폐지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권용원 금투협회장이 지난달 3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증권거래세 폐지 또는 인하 등을 포함해 자본시장 과세체계를 선진화하기 위해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달려가겠다"며 거래세 개편 의지를 다진데 이어 시장 전문가들도 거래세 폐지의 긍정적인 효과를 거론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전배승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거래세 개편 시 거래비용이 줄어 거래대금이 늘고, 이는 주식시장 활성화로 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며 "세율 인하 보다는 완전 폐지 시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선진국은 이미 1990년대 이전에 거래세를 폐지했는데, 1999년 폐지한 일본 사례를 보면 이전 대비 회전율이 월평균 50%에서 75%로 상승해 증시 활성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고 전했다.

증권거래세 폐지 여론에 동조하지 않았던 금융당국도 지난달 거래세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달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증권거래세 폐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라며 폐지 여론에 힘을 실었다.

거래세 폐지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도 최근 전향적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동안 기재부는 세수감소에 난색을 표하며 폐지는 물론 세율인하도 검토하지 않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최근 지속된 여당 압박에 백기를 들고 말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증권거래세가 과도하다는 데 일정 부분 공감하는 바 증권거래세 인하를 적극 검토해 방침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증권거래세 인하나 폐지를 하지 않는 것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세수가 줄어드는 것은 2차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 여의도 증권가 모습.ⓒ데일리안

다만 일각에서 거래세 폐지에 따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이 여전해 완전한 거래세 폐지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시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 폐지를 반대하는 측의 논리다.

과거 사례도 이 같은 분석을 일정부분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는 과거 총 4차례(3회 인하, 1회 인상) 증권거래세 조정을 진행한 바 있는데, 당시 단 한 번도 일평균 거래대금이나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1995년의 경우 증권거래세율을 0.50%에서 0.45%로 인하했을 때 초반 6개월 동안은 일평균 거래대금이 4000억원 초반에서 5000억원 초반으로 증가했지만 그 이후에는 오히려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증권거래세 인하 검토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폐지 쪽으로 가닥이 기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거래세가 성공적으로 개편되기 위해서는 단기적 이해관계에 집착하기보단 면밀한 계획 수립이 전제돼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계속해서 충돌하는 부분이 생기고 있어 문제"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거래세가 어떤 식으로 개편되든 그 결과가 시장에 가져올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행 증권거래세는 1963년 도입된 이후 폐지와 재도입을 거쳐 1996년부터 현행과 동일한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코스피 시장의 경우 0.3%(농어촌특별세 0.15% 포함), 코스닥·코넥스·K-OTC도 0.3%이 적용되고 있으며, 기타 비상장주식은 0.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