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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황원철 "고객가치 추구 본질 잃지 말아야"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가치 창출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혁신
'보조통장' 전락한 인터넷전문은행, 국내서 경쟁력 갖기 힘들어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9-02-12 12:39

▲ 황원철 우리은행 상무.ⓒ우리은행

"4차 산업혁명이 이슈가 되면서 금융업계도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이를 적용하기 위한 방안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은행 관련 앱들이 쏟아져나오고 저마다의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고객이 한 달에 은행 앱을 이용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황원철 우리은행 상무(디지털금융그룹장)는 고객이 원하는 혁신은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며 이와 같이 말했다.

휴렛패커드(HP), 하나금융투자, KB투자증권 등에서 근무한 황 상무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강조한 4대 성장동력(글로벌, 디지털, 자산관리, 기업투자금융) 중 하나인 디지털 전략을 이끌어가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해 6월 본부장으로 영입한 황 상무를 5개월 만에 상무로 승진시키는 파격인사를 단행한데 이어 남산 센트럴타워에 디지털금융그룹을 위한 별도의 업무공간을 마련하고 일반적인 IT 기업으로 운영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동안 우리FIS가 전담하던 IT 서비스 개발을 우리은행이 자체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에 따라 우리은행은 IT 전문인력 채용을 늘리는 등 내부역량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며 그만큼 황 상무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황 상무는 "디지털화라는 개념이 예전에는 단순한 자동화를 의미하는 것이었다면 현재는 인공지능을 적용해 컴퓨터가 적절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며 "고객의 90%가 영업점 방문 없이 비대면으로 금융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현실에서 고객의 정보 뿐 아니라 정서까지 읽어낼 수 있느냐가 디지털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디지털화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 이를 위한 투자는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혁신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고객들이 찾는 서비스를 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개발만으로 혁신을 논하는 것은 순서가 틀렸다는 것이 황 상무의 지적이다.

황 상무는 "글로벌 IT기업의 경우 인공지능 관련 엔지니어만 1만명이 넘어서지만 국내 은행에서 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은 전부 모아도 300명이 채 안될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블록체인의 필요성을 주장하기도 하나 은행 업무가 기본적으로 분산화(Decentralize)가 아닌 중앙집중화(Centralize)라는 특성을 생각하면 블록체인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진정한 혁신이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데 있다는 점을 강조한 황 상무는 우리은행의 디지털 전략도 고객가치의 창출에 기반을 두고 사업을 추진해나간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혁신을 제공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독일에서 시작된 인터넷은행 N26의 경우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계좌 개설부터 은행에서 하는 모든 업무에 대해 고객이 수수료를 부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황 상무의 설명이다.

황 상무는 "N26 사용후기를 살펴보면 1년에 100유로의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수수료 차이가 큰 의미를 가지기 힘들다"라며 "고객들이 인터넷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하고 시중은행을 더 이상 이용하지 않게 된다면 혁신이라 할 수 있겠으나 현재로서는 주거래은행 외에 부수적인 용도로 활용하는 것에 그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출금리를 낮추는 등 은행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탄탄한 자본이 밑바탕이 돼야 하는데 시중은행과의 경쟁에서 인터넷은행이 이와 같은 자본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진정한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