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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동결上]비둘기, 한국 증시서 날개짓…태풍될까

전문가 "이머징 국가들의 경기부양 위한 통화정책에 숨통 트일 것"

김남희 기자 (nina@ebn.co.kr)

등록 : 2019-02-03 00:00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통화 긴축 정책을 중단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사실상 금리인상 기조를 중단하고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 연준은 올해 미국과 세계 경기가 하락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 영향으로 본격적으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전환에 돌입한 모습이다. ⓒEBN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통화 긴축 정책을 중단하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다. 사실상 금리인상 기조를 중단하고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 조절을 시사한 것. 연준은 올해 미국과 세계 경기가 하락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우려 영향으로 본격적으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전환에 돌입한 모습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에 대한 근거가 다소 약화됐다"며 이전보다 더 비둘기파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1.77% 상승 마감했고, 나스닥 지수는 2.2%나 올랐다. 31일 일본 닛케이지수도 1.06% 가량 오름세로 마감했고, 중국 상하이지수도 장중 1% 넘게 올랐다.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도 지난해말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그동안의 '매파(통화 긴축)' 기조를 접고 명확한 '비둘기파'를 선택한 미국 영향으로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비둘기'의 날개짓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까'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세계 증시에 풀린 달러화를 흡수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이 당분간 중료된다는 것은 달러화 강세가 제한되고,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음을 내포한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은 자국에 흘러들어온 자본이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를 따라 올려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 과정에서 부작용을 동반하기도 한다. 연준이 당분간 금리 인상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많은 국가들이 숨통을 트일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 증시는 연준의 신호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한국 증시는 FOMC를 앞둔 지난달 29~30일 ‘비둘기’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하기 시작하며 상승하기 시작했다. 실제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9일과 30일 각각 전 거래일 대비 0.28%, 1.05%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연준의 시그널에 일단 만족한 한국 투자자들은 설 연휴기간 진행되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의 향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다소 안정된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결정을 계기로 이머징 시장의 자본 유출 리스크가 해소되고 중국과 같은 이머징 국가들의 통화 정책 숨통도 트인다고 보고 있다. 이머징의 성장 매력이 재조명되는 만큼 이 과정에서 자본 유입과 달러 약세가 수반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한국의 경우 대외신인도가 양호한 수준인데다가 지난해 말 주가 하락 폭이 너무 컸던 까닭에 투자심리가 조금씩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신증권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강도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달러 약세, 신흥국 통화 안정 및 원자재 가격 강세 영향으로 신흥국 및 가치주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흥국 내에서 가치 성향을 갖고 있는 한국 증시에는 유리한 국면이라는 판단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국제금융시장이 변동성이 커졌지만 원화가치와 한국물 외화채 등은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계 외화 공모채권 발행이 활발하다. 1일 기준 한국의 국가부도위험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록 한국 기업 실적 하향조정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지만 주요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는 2월 중순 기업들의 실적 하향 조정 움직임은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신한금융투자는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과 무역 협상이 진척 가능성을 고려해 위험자산의 순환적 반등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또 "점진적 달러 약세 전환도 위험자산의 순환적 반등에 힘을 실어주는 만큼 앞서 제시했던 위험자산 선호도를 유지하며 주식≥채권>상품 순으로 투자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다만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협화음이 단기적으로 세계증시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유럽발 불안보다는 미국발 기대에 기댄 상승 모멘텀이 우세한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또한 여전히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아시아공업국(한국, 대만)은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단기적으로 주가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