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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사례' 만들겠다지만…쉽지 않았던 산은 구조조정

대우조선 이어 동부제철도 예비입찰 마감하며 매각 기대감
일부 출자사 회생절차 들어가기도…업황부진에 정상화 난항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9-02-06 00:01

▲ 산업은행 사옥 전경.ⓒEBN

중후장대산업의 업황 부진으로 부실화된 다수의 기업들을 떠맡게 된 산업은행은 구조조정의 '성공사례'를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출자사들의 내실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숨겨진 부실이 드러나거나 업황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회생절차에 돌입하는 등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을 추진한 출자사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힘든 시기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이 11년 만에 다시 추진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해 업계에서는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 지분을 현대중공업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추진하는데 이는 인수부담을 최대한 덜어주겠다는 산업은행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으로서는 글로벌 1~2위를 다투는 최대 경쟁자이자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건실한 기업으로 거듭난 대우조선을 큰 부담 없이 가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장기화된 글로벌 경기침체와 해양플랜트 수주에 따른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대우조선은 최근 몇년간 극심한 구조조정을 겪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분식회계 등 이전 경영진의 비리가 발견되며 대우조선은 수조원 규모의 정부 지원을 받아야 했으며 매번 퇴직임원을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내려앉히면서도 이와 같은 부실을 잡아내지 못했던 산업은행 역시 국회와 여론의 질타를 벗어날 수 없었다.

지난 2008년 한화와 추진했던 대우조선 매각협상은 마지막 과정에서 무산됐으나 이번 협상은 산업은행의 의지가 강한 만큼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순탄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취임 1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헐값매각이라는 비난을 받더라도 임기 중 최대한 많은 출자사를 매각하고 떠나겠다"고 강조한 이동걸 회장의 발언도 대우조선 매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대우조선과 함께 동부제철도 예비입찰이 진행되며 향후 매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근 마감된 동부제철의 예비 입찰제안서 접수에서는 KG그룹 등 3곳이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동부제철에 대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신규 자본 유치와 경영권 이전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한 자문사로 산업은행 M&A컨설팅실과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서울지점이 공동선정됐다.

이처럼 대우조선과 동부제철의 매각은 속도가 붙고 있으나 그동안 산업은행 하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던 기업들은 힘든 시기를 겪어왔으며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경영정상화를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현대상선의 경우 올해 실적악화가 우려됨에 따라 산업은행이 고강도 경영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현대그룹을 떠나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된 현대상선은 '한국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세운 정부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에 3조1532억원 규모의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했다.

이들 선박이 모두 인도되는 2021년 하반기에는 현대상선의 선복량이 80만TEU를 넘게 돼 100만TEU급 국적선사 육성이라는 정부의 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러나 글로벌 시황 회복이 더뎌지면서 현대상선은 올해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모럴해저드'까지 언급하며 현대상선에 대한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으나 한진해운 몰락 이후 유일한 국적선사로 남은 현대상선의 회생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지원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지점에 대해서까지 강도 높은 실사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 시점에서는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라는 목표가 언제 달성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