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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술·혼술…주류시장 지각변동 시작됐다

국산맥주 소비 감소, 값비싼 증류식소주 인기
주소비층 30~40대 홈술 혹은 혼술 '대세'
트렌트 변화 따라 주세 체계 변화 요구 높아져

윤병효 기자 (ybh4016@ebn.co.kr)

등록 : 2019-01-24 15:05

▲ ⓒ연합뉴스

주류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식당이나 주점에서 대량으로 마시던 소비 패턴이 혼자 혹은 소수끼리 음미하는 분위기가 대세가 되면서 업계는 주 생산품을 전환하는 등 변화 따라잡기에 여념이 없다. 정부 정책도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4일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전체 주류 출고량은 2015년 407만3615㎘에서 2016년 399만5297㎘, 2017년 397만4522㎘로 연속 감소했다.

국산 주류 감소세는 심각하다. 국산 주류 출고량은 2014년 380만8167㎘에서 2015년 380만4100㎘, 2016년 367만9829㎘, 2017년 355만1405㎘로 4년 연속 감소했다.

이 같은 흐름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맥주에서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맥주 전체 출고량은 2015년 220만8808㎘에서 2016년 220만177㎘, 2017년 215만877㎘로 감소했다. 이 가운데 국산맥주 출고량은 2015년 204만833㎘에서 2016년 197만8699㎘, 2017년 182만3899㎘로 전체 감소분보다 더 크게 감소했다. 즉, 국산맥주 출고가 크게 감소한 반면 수입맥주는 증가한 것이다.

소주 가운데 증류식소주 출고량은 급증했다. 증류식소주 출고량은 2015년 954㎘에서 2016년 1203㎘, 2017년 1857㎘로 증가했다.

반면 위스키 출고량은 급감했다. 2015년 1만7402㎘에서 2016년 1만6674㎘, 2017년 1만5793㎘로 감소했다.

막걸리 등 전통주도 감소세를 보였다. 탁주는 2014년 43만896㎘에서 2015년 41만6046㎘, 2016년 399만9667㎘로 감소하다 2017년 40만9407㎘로 소폭 증가했다.

약주는 2014년 1만2320㎘, 2015년 1만1332㎘, 2016년 1만1490㎘, 2017년 1만820㎘로 계속 감소했다.

업계는 주류문화에 커다란 변화가 오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기존의 술 문화는 주로 식당이나 주점에서 집단적으로 양껏 마시는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주52시간제와 개인의 행복을 더 소중히 생각하는 소확행(작고 확실한 행복)의 영향으로 주로 혼자 또는 소수끼리 집에서 마시는 문화가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닐슨코리아의 '2018 국내 가구 주류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30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체 주류 음용 상황 중 57%가 ‘집에서 마신다’고 응답했으며, 31.4%는 ‘가족과 함께 마신다'고 응답했다.

특히 집에서 주류를 소비하는 응답자 중 30대 남성이 61.3%로 가장 많았고 40대 여성이 60.4%, 40대 남성이 60%, 30대 여성이 58.7%로 나타났다. 주 소비층인 30~40대가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을 즐기는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맥주의 경우 라거 중심의 국산맥주 소비는 계속 감소하는 반면, 색다른 맛의 수제맥주와 다양한 브랜드가 있는 수입맥주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소주의 경우 저렴한 일반소주(희석식) 소비는 정체를 보이고, 대신 전통방식으로 만들어 값이 비싸지만 품격이 높은 증류식소주 소비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위스키의 경우 기존 주점에서 주로 소비되던 브랜드는 쇠퇴하고, 대신 프리미엄방식의 싱글몰트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주류문화의 변화는 업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맥주 소비 감소로 공장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지자 하이트진로는 마산맥주공장을 매각하려다 중단하고, 대신 소주공장으로 전환했다.

오비맥주는 때아닌 매각설에 휩싸였다. 대주주인 세계 1위 주류업체 AB인베브가 카스 브랜드를 매각하고 수입맥주에 집중한다는 소문이 시장에 떠돌았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측은 "대주주사가 버드와이저를 인수하면서 생긴 자금부족 문제 때문에 소문이 나는 것 같다"며 "대주주사의 홍콩법인 상장 소식이 들리긴 하지만, 카스 브랜드를 매각한다는 계획은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감소세가 심각한 위스키업체는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대표 브랜드인 임페리얼의 판권을 매각하고, 본사 직원도 절반 이상 줄이기 위해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있다.

윈저와 조니워커 브랜드로 유명한 디아지오코리아도 이미 지난해 7월 약 30여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주류업계는 변화에 맞게 정부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선진국과 같이 과세방식을 현 종가세에서 종량세를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종가세는 최종가격을 기준으로 과세를 매기는 것으로, 수입신고가격을 낮게 책정할수록 유리해 수입주류에 유리하다. 종량세는 양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것이어서 수입이나 국산에 형평성이 맞으며, OECD 대부분이 이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수제맥주업계 관계자는 "현 종가세 방식이 수입주류에 절대 유리하기 때문에 국산 주류업계가 발전을 못하고 있다"며 "하루빨리 이를 개선해 국산 업체들이 변화하는 흐름에 따라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