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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 "부자 되세요" 20년…카드사 광고, 뉴미디어로 '이동'

신한카드 TV 광고비 집행 '0'…유튜브 등 뉴미디어로 홍보채널 중심추
지상파 시청률 급전직하 추세나 광고 단가는 그대로…트랜드 변했다

강승혁 기자 (kang0623@ebn.co.kr)

등록 : 2019-01-17 15:03

▲ 배우 신성록이 출연한 '딥 오일' 카드 유튜브 광고 '젊은 수학천재의 슬픔' 스틸컷ⓒ신한카드 유튜브 채널

2002년 BC카드는 "부자 되세요"라는 광고 카피로 대박을 터뜨렸다. TV만 틀면 카드사 광고가 줄지었던 그때로부터 16년을 넘어선 지금은 TV에서 카드사 광고를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광고는 그럼 어디로 갔을까.

17일 한국광고총연합회가 닐슨코리아에서 제공한 '100대 광고주의 4대매체 광고비' 자료를 바탕으로 공시한 통계를 보면 신한카드는 지난해 11월 광고비로 신문에 9억1326만원, 라디오에 1억360만원, 잡지에 450만원을 투입했으나 TV에는 0원을 썼다. TV광고를 집행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TV 공중파 광고는 안 한지 꽤 됐다"며 "시점을 어림잡아보면 (LG카드와)통합했을 때 소녀시대, 오연서 등을 TV CF 모델로 기용했을 당시가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출연한 신한카드 CF는 2007~2008년에 제작됐다.

신한카드의 전신은 '내게 힘을 주는 나의 LG카드야'라는 CM송으로 인기를 끌었던 LG카드다. 당대의 톱스타 이영애와 배용준을 기용해 신용카드 광고 트렌드를 주도했던 2000년대 초반 당시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카드사의 TV광고 물량은 뉴미디어 채널이 흡수했다.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금융업종의 디지털 광고비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한 7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디지털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 기간 금융사들은 PC 채널에서 상위 5개 매체(네이버, 다음, 네이트, ZUM, 모네타)에 광고비를 주로 투입했다. 대형매체인 조인스와 유력 SNS인 페이스북이 규모를 늘리며 각각 6, 7위로 신규진입했다. 모바일 채널에서는 애드몹의 광고 비중이 3위에서 2위(12억원→26억원)로 상승했다. ABL생명과 삼성카드의 공격적인 모바일 마케팅 진행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비디오 채널은 유튜브(45.8%)와 페이스북(22.1%)의 과점이 이어지고 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서 뉴미디어들의 접점이 많이 넓어진 반면 공중파 광고를 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며 "이제는 TV 콘텐츠를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으니까 몰입도가 감소했고, 이에 따라 TV 프라임시간대의 비싼 광고를 집행하는 것은 저희에게 비용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전통적인 TV광고의 프라임타임은 공중파의 오후 10시 주중 드라마 시간대로, 광고 단가도 가장 높다. 코바코에 따르면 현재 KBS2와 MBC는 월화, 수목드라마 15초 광고 단가로 1350만원을 책정하고 있다. 2010년과 비교해 거의 차이가 없다. 당시 MBC는 1348만5000원, KBS2는 1195만5000원~1215만원을 광고비로 받았다.

그러나 시청률은 당시 수준에서 급전직하했다. 2010년 방송된 SBS 자이언트(38.2%), MBC 파스타(21.2%) 등 드라마는 방송기간 동안 20개 이상의 광고를 지속적으로 유치했다. 반면 현재 공중파 오후 10시 주중드라마 중 시청률 10%를 넘기는 드라마는 SBS '황후의 품격'이 유일하다.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2(6.6%), 왜그래 풍상씨(6.5%), MBC 나쁜형사(6.3%), SBS 복수가 돌아왔다(5.9%) 등 다수 드라마가 단자리 시청률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시청률이 그대로 광고 시청률로 이어진다고 볼 수도 없다. 프로그램 앞과 뒤에 붙는 광고보다 중간광고의 단가가 더 비싼 건 시청률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지난해부터 지상파들이 60분 1편 분량의 드라마를 30분 2편으로 나눠 방영하고 있는 것은 프리미엄 광고(PCM) 명목으로 중간광고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최근 주중드라마 광고가 심하게는 3~4개 수준으로 쪼그라들면서 지상파는 광고영업이 더욱 급해졌다.

영상 콘텐츠 소비자는 TV에서 모바일로 이동했다. 언제나 원하는 콘텐츠를 쉽게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다. 5G 상용화는 이미 현실일 정도로 국내 모바일 환경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고,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도 무제한 단위로 확대되고 있다.
▲ 우리카드 웹드라마 '워크앤러브 밸런스(Work&Love; Balance)' 관련 이미지ⓒ우리카드

최근 가장 인기가 높은 드라마로 꼽히는 황후의 품격의 전국 시청자 수는 최근 회차 기준으로 244만4000명(닐슨코리아 주간순위 기준, 27~28회분)이다. 우리카드와 크리스피 스튜디오가 제작해 유튜브와 페이스북에서 공개한 웹드라마 '워크 앤 러브 밸런스'는 티저 영상과 에피소드 1, 2편 누적 조회수가 열흘 남짓한 기간에 270만회를 돌파했다.

해당 드라마 여주인공의 직업을 디자이너로 설정, 우리카드는 직장인 특화 신상품인 '카드의정석 위비온플러스' 카드와 '카드의정석 SSO3(쏘삼)' 체크카드를 극 중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었다. 공중파 광고보다 저렴한 제작비로 비슷한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는 셈이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핀크와 하나카드가 함께 출시한 결제 전용 선불카드 '핀크카드'는 지난해 12월 출시 나흘 만에 발급 1만장을 넘어섰다. 방송인 유병재가 함께한 바이럴 영상이 유튜브 조회수 100만을 돌파하며 흥행을 이끌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실적은 유튜브로도 유의미하게 나타나고 있다. 배우 신성록이 출연한 '딥 오일' 카드의 유튜브 광고 '젊은 수학천재의 슬픔'은 이날 기준 864만7172뷰를 기록했다. 네티즌들은 "재밌어서 결국 스킵 없이 봐버렸다", "이게 광고다" 등 호평을 남겼다.

이처럼 카드사들은 SNS채널과 유튜브를 활용해 브랜드 및 상품 광고를 다각도로 집행하고 있다. 정부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올해부터 연간 7000억원 이상의 수익이 감소하는 만큼 마케팅비 확대는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 제한된 여건에서 잠재력은 더욱 커질 뉴미디어 채널 활용은 필수라는 게 카드사들의 일치된 견해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TV는 매체에 태우는 광고비용이 엄청나다"며 "비용적인 측면뿐 아니라 워낙 요즘 세대들이 유튜브, 넷플릭스, SNS로 콘텐츠를 많이 보는 등 트랜드의 변화가 매우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